Page 102 - 고경 - 2019년 6월호 Vol.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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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의존하고 있다. 즉 “식↔명색→육처→촉→수→애→취→유→생→노

           사”의 계열이 열거되고 있다.
             앞에서도 자주 언급했듯이 유지연기는 기본적으로 한 방향의 인과 밖

           에 상정하고 있지 않아 두 개의 지분이 쌍방향의 인과성을 나타내는 것은
           드문 일이다. 『성읍』의 10지 연기설에서는 무명, 행의 지분이 없기 때문

           에, ‘식↔명색’이 생존고의 근원인 것이다. 그러면 이곳을 기무라의 번역
           과 손쉽게 입수할 수 있는 마스다니 후미오增谷文雄 역을 비교해 확인하기

           로 한다.



                “그 때 나에게 이러한 생각이 일어났다. 이 식은 이것으로서
                환귀還歸할 수 있는 것으로, 명색을 넘어 나아갈 수는 없다. 단

                지 이것 만에 의하여 (중생은) 늙고, 태어나며, 죽고, 재생한다.
                즉 명색을 연으로 하여 식이 있고, 식을 연으로 하여 명색이

                있고, 명색을 연으로 하여 육입이 있고, 육입을 연으로 하여
                촉이 있는 등……이다.”(「사실적 세계관」 제5장 3절)



                “그래서 나는 또 이와 같이 생각했다. ‘이 식은 여기에서 물러

                난다. 명색을 넘어 나아가는 일은 없다. 사람은 그 한도 안에
                서 늙고 또 태어나며 죽고, 죽고 또 재생한다. 곧 이 명색에 의

                해 식이 있으며, 식에 의해 명색이 있는 것이다. 나아가 명색
                에 의해 육처가 있는 것이다.’”(增谷, 『阿含經典 I』, ちくま學藝文庫)



             ‘식’과 ‘명색’의 지분의 관계는 상호의존이며, 순환하기 때문에 이 이상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다. 따라서 ‘식↔명색’에서 시작하며, 뒤에는 “→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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