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고경 - 2019년 6월호 Vol.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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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은 대답했다. ‘설산에 사는 자여, 여섯 가지의 것이 있을

                때 세계는 생기하고, 여섯 가지의 것에 대하여 친밀함을 가지
                고 사랑하며, 세계는 여섯 가지의 것에 집착하고 있고, 세계는

                여섯 가지의 것에 괴로워하고 있다.’”(169)



              이 ‘여섯 가지의 것’이 후에 술어로 정착되었을 것이다. 『숫타니파타』에
            서는 설산의 신령이 거듭 묻고 있다. 그것에 의해 세간이 괴로워하는 집

            착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그 괴로움으로부터 어떻게 해방될 수 있을까라
            고. 이 절실한 물음에 대한 붓다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세간에는 다섯 가지 욕망의 대상이 있고, 의(의 대상)이 제6의

                것이라고 설해진다. 그것들에 대한 탐욕을 떠난다면, 곧 고통
                으로부터 해방된다.”(171)



              ‘다섯 가지 욕망의 대상’이란 6처의 외적측면, 즉 ‘색·성·향·미·

            촉’에 제6의 것을 더한 것이리라. 이 해석에 따른다면, ‘제6’은 ‘의’의 대상
            인 ‘법’이 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법’이란 의사意思의 대상, 즉 판단과 변

            별, 사고와 기억 등의 내용을 가리키는 것으로, 본서에서 자주 사용되는
            이법理法이나 사상존립事象存立의 법칙을 의미하는 법과는 구별된다. 이것

            들을 합쳐 여섯 가지 대상, ‘6경境’ 또는 ‘6외처外處’라고 부른다. 이러한 교
            설의 핵심은 ‘안·이·비·설·신·의’를 잘 막고 지키는데 있다. 즉 감각

            기관이나 의사기관을 대상 즉 ‘색·성·향·미·촉·법’으로부터 막고 지
            키는 것이다. 대상에 접촉하더라도 애착을 일으키지 않듯이 ‘보면서 보지

            않고’ ‘들으면서 듣지 않고’ ‘생각하면서 생각지 않는’ … 이라는 상태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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