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 - 고경 - 2019년 6월호 Vol.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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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 방대한 책은 지금도 불교의 근본을 배우려고 하는 사람에게 귀중

            한 힌트를 샘솟게 하는 우물과 같은 책으로, 지금 본서가 평설의 주된 대
            상으로 삼는 것은 제1차 연기논쟁의 효시가 되는 「제2편 사실적 세계관

            (고집이제론)」(이하 「사실적 세계관」으로 약기)의 제5장 「특히 12연기론에 대하
            여」이다.

              기무라는 먼저 이 논고의 제1절 머리말에서 12연기를 “불교 교리상 극
            히 중요하며 동시에 난해하고”, “후대의 대승에 있어 중요한 교리 중에서

            도 이것을 출발점으로 전개한 것도 적지 않다.”라고 높게 평가하고 있다.
            단지 12가지 지분의 생멸이 붓다가 성도했을 당시 이미 수미일관首尾一貫

            하게 정리되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판정을 유보하기도 한다.
              이 지분의 계기繼起를 연기라고 이름붙인 것에 대해서는 “‘연이 되어

            생기는 것’ 즉 첫째는 다른 것에 의존하여 존재하는 관계의 법칙이라는
            뜻으로 이해해도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즉 12인연관은 노사가 생기기

            위한 조건(연)을 차례로 열한 가지로 나열하고, 그것으로서 그 의존관계
            를 분명히 하려고 한 것이 마침내 연기라 이름 붙은 이유이다.”라고 한

            다.(「사실적 세계관」 제5장 1절, 『원시불교사상론』, 『木村泰賢全集』 제3권, 大法輪閣)
              그러나 이 연기관은 붓다의 완전한 창의적 견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기무라는 불교에 선행하는 인도사상의 전적, 리그베다의 「우주개벽의 찬
            가」나 「브리하드 아란야카 우파니샤드」, 혹은 힌두교 정통 6파철학의, 수

            론파의 「24제설」과 니야야학파의 세계관, 나아가 붓다와 동시대의 자이나
            교의 「아차란가 수트라」 등을 참고하면서, 붓다의 연기설에 영향을 주었

            다고 생각되는 자료들을 추측하고 있다. 덧붙여서 이 정통 6파철학의 ‘정
            통’이란, 어디까지나 베다를 성전으로 받드는 바라문이나 힌두교도의 입

            장에서 본 것으로, 그 입장에서 보면 불교나 자이나교 등은 이단에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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