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2 - 고경 - 2019년 6월호 Vol.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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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강을 건너는 점은 차이가 없지만 깊고 얕음의 차이가 있는데, 이는 힘

           이 다르기 때문이다. 성문·연각·보살이 함께 연기의 나루터를 건너 사
           제의 과녁을 동일하게 인식하고, 거짓을 끊고 진리를 체득해 무위에 함

           께 오르지만, 타는 수레가 다른 것은 지혜의 역량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② 대저 만물이 비록 다양하지만 그 수량은 다함이 있다. 설사 지혜제일

           존자 사리불이나 변재辯才제일 존재 부루나가 온갖 재주를 다하고 아무
           리 생각해도, 만물의 수량을 알 수 없다. 특히 그윽해 알기 어려운 무위법

           의 가르침은 끝이 없는데, 단번에 번뇌를 끊고자 한다고? 책에서 “학문을
           하면 할수록 날마다 알고 싶어지는 것이 많아지지만, 도를 행하면 할수록

           날마다 일이 줄어든다.”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수행은 무위를 수행하는
           것이다. 무위의 수행은 일이 날마다 줄어드는 것인데, 이것을 어찌 단번

           에 체득한다고 말하나? 줄이고 또 줄여 마침내 줄일 것이 없게 되는 것이
           다. 경전에 반딧불과 태양을 비유로 설명하고 있는데, (여기서) 지혜의 작

           용이 서로 다름을 알 수 있다.
                         68)
             [44][14] 譏動  第十四. [44][14] 기동 제십사.
                                                        69)
             [45][유명 7] ① 有名曰: 經稱“法身已上, 入無爲境 , 心不可以智知, 形
                              70)
           不可以象測, 體絶陰入 , 心智寂滅.” 而復云: “進修三位, 積德彌廣.” 夫進
           修本於好尙, 積德生於涉求. 好尙則取捨情現, 涉求則損益交陳. 旣以取捨
           爲心, 損益爲體, 而曰“體絶陰入, 心智寂滅”, 此文乖致殊, 而會之一人, 無







           68)  기동譏動에서 기譏는 힐난하다, 질문하다는 의미이고, 동動은 ‘움직이다’는 의미. ‘명점 제13’에서 무
              명이 ‘줄이고 또 줄여 마침내 줄일 것이 없게 된다’라고 말했다. 유명이 보기에 이것은 마음이 움직
              인 것인데, 마음이 움직이면서 ‘어떻게 부동不動의 경지를 체득할 수 있나?’라고 논박하는 것이다.
           69) 무위경無爲境은 열반을 말한다.
           70) 음입陰入은 오온(색·수·상·행·식)과 육입(색·성·향·미·촉·법)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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