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고경 - 2019년 6월호 Vol.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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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아티스트로서만이 아니라 다른 이를 위한 베품에도 있다. 2014년
첫 개인전을 중국 홍십자(적십자) 100주년을 기념해 칭다오에서 한인문화대
축제 초청전으로 가졌는데 이때 수익금 전액을 중국 심장병 어린이 두 명
의 수술비로 기부했다. 가식과 꾸밈이 없는 그의 그림활동이 이름을 더욱
빛내주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우연히 만들어지는 인생이란 없다. 과거 출가 수행자들이 온
갖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구도심을 발휘해 선풍을 드날렸듯이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는 삶의 이면에는 눈물과 고통을 이겨낸 역사가 숨어 있다. 이런
이치가 무시되는 삶을 찾아보기란 어렵다. 따라서 녹슨 쇠그릇이 금 그릇
처럼 보일 수는 없다. 부지런히 갈고 닦아 제련의 과정을 거쳐야 빛을 취
할 수 있는 법이다. 내면의 나를 잘 가꿀 때 용모 또한 준수하게 틀을 갖추
고 품격의 향기가 상대방을 압도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모든 꾸밈과 가
장과 위선을 털어내고 진실한 마음을 찾아야 하겠다. 우리의 진정한 행복
이란 외모 가꾸기에 있지 않다. 부처님 말씀대로 ‘마음 가꾸기’에 보다 우
리 노력을 투자한다면 행복한 삶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지금 이 순간 행
복함을 느끼고 싶다면 먼저 ‘마음 가꾸기’로 방식을 바꿔보길 권한다.
조주선사는 120세까지 장수했다. 선사의 장수비결 역시 꾸밈이 없는
것에 있지 않나 싶다. 선사는 임종을 맞아 제자들에게 당부하길 “내가 죽
은 후 화장한 다음 사리를 챙기지 말라. 이 몸이 헛된 것인데 사리가 어찌
나오겠는가. 이는 부질없는 일이다.”고 했다.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다
보여주고 가신 대선사의 마지막 유훈에서도 진솔한 인간의 향내가 느껴
진다.
김군도 자유기고가. 선시 읽는 법을 소개한 『마음의 밭에 달빛을 채우다』를 펴내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오도송에 나타난 네 가지 특징」·「호국불교의 반성적 고찰」 등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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