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고경 - 2019년 6월호 Vol.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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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에서도 보행기에 의지해서 겨우 화장실에 가는 정도가 되었다. 관절염

            과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생긴 신장병, 심장병, 고혈압, 통풍 등 종합병동
            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온 몸이 서서히 망가져 결국 현대의학으로

            는 소생 불가능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던 것이다.



              호흡으로 노인도 중환자도 좋아질 수 있다


              그럼 병원에서도 포기한 어머니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은 오래 걸
            리지 않았다. 15년 전 어머니처럼 대학병원에서 포기한 노스님이 계셨었

            다. 갑사로 돌아와 임종을 앞둔 노스님은 표충원에 빈소를 만들고 단까지
            차려놓은 상태였었다. 그때 내가 스님께 호흡 수련법과 기공을 알려드리

            고 도와주었는데 정말 기적적으로 소생했던 일이 떠올랐다. 그렇다. 기공
            밖에 살릴 길이 없었다. 일단 호흡을 통한 신체 기능을 되살리는 게 급선

            무였다.
              한의학에서는 단전丹田을 일컬어 오장육부五臟六腑의 근본根本, 십이경

            락十二經絡의 뿌리, 호흡의 문門, 삼초三焦의 근원, 사기邪氣로부터 원신元
            神을 지키는 곳이라 하였다.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하단전 부위가 스스

            로 움직이는데 나이가 들면서 배와 어깨, 가슴, 코로 올라와 헐떡이며 호
            흡하다가 멎으면 죽음을 맞이한다. 늙고 병들어 잃어버린 생기를 되찾으

            려면 반드시 하단전의 연동운동이 되는 단전호흡을 해야 한다. 바른 호흡
            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사과 맛을 직접 맛봐야 하듯이

            호흡 역시 직접 해야지 글로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호흡할 때 자세는 삼식[입식立式, 좌식坐式, 와식臥式]이 있다. 서거나, 앉

            거나, 눕거나 정지된 가운데 호흡 수련에 들어간다. 호흡 역시 세 가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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