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고경 - 2019년 6월호 Vol.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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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번역자가 일본에 유학을 간 1988년 당시 갓 출간된 『계간불교季刊佛

           敎』 창간호(1987.10)에 실린 이 제1차 연기논쟁과 관련된 야마오리 데츠오
           山折哲雄의 글[말라빠진 ‘붓다’―근대불교 연구의 공죄를 물음(やせほそった ‘佛陀’―

           近代佛敎硏究の功罪を問う)]은 정말 재미있고 흥미로운 자극을 주었던 것으
           로 기억한다. 사실 일본에 유학을 가게 된 큰 계기가 기무라 다이켄, 우

           이 하쿠주와 같은 걸출한 학자들의 책을 접하게 된 것에 연유한 것으로,
           이들의 삶과 생애에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차에 『계간불교』에 실린 이들

           의 논쟁, 물론 여기에는 이 두 사람 외에 와츠지 데츠로가 등장하여, 마치
           연기를 둘러싼 불교 삼국지가 전개되는 듯한 재미를 느낀 것은 지금도 잊

           을 수가 없다. 야마오리 선생이 쓴 글에 즐거움과 흥분의 기억을 잊을 수
           없어 야마오리 선생의 글을 번역하고 그것을 『인도철학』 제5집(인도철학회,

           1995)에 실었으니 실로 지금부터 24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그 번역된
           내용을 보면 당시의 기분을 느낄 수가 있다. 이러한 번역자 나름의 추억

           을 간직한 연기논쟁에 대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긴 것은 물론 보다 세밀하
           게 재 고찰되고 있는 것이 본서로서, 작년[2018년] 일본에 가서 예기치 않

           게 본서를 만났을 때 그 기쁨은 가히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떠
           오른다.

             본서의 저자인 미야자키 데츠야씨는 1962년생으로, 게이오대학 문학
           부 사회학과를 졸업한 저널리스트로 유명한 분이다. 번역자도 이전 미야

           자키씨의 저서 『지적유불론知的唯佛論―만화부터 지의 최전선까지―붓다
           의 사상을 현대에 묻는다』(吳智英과 공저)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불교논쟁에도 깊은 관심과 주의를 가지고 있는 점에 새삼
           스럽게 저자를 돌아보게 되었다. 혹시나 앞으로 이 번역으로 인해 저자와

           의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기대하며, 가능한 한 정확하게 번역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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