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고경 - 2019년 6월호 Vol. 74
P. 95

인 수상록을 출간하고, 앞에서도 말했듯 저술가, 능문가能文家로서 명성

            을 얻었다.
              『원시불교의 실천철학』은 와츠지가 교토제국대학 문학부 교수회에 제

            출한 학위청구논문이지만, 이 심사에는 이상할 정도로 오랜 시일이 걸렸
            다. 일설에 의하면, 산스크리트학자인 사카기 료사부로榊亮三郞이 박사학

            위 수여를 강하게 반대한 것이 지연의 원인이라고 한다. 그가 마침내 박
            사호를 취득한 것은 사카기의 퇴관 이후인 1932년이었다. 이 논문의 저

            자로서 와츠지의 참가는, 일상적으로는 조용하고 전문적일 수밖에 없는
            불교교리 해석상의 논쟁을 일반적인 논평가들이나 독서계층의 사람들의

            관심사로 끌어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본서에서는 이 전전의 논쟁을 ‘제1차 연기논쟁’이라 부른다. 19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두에 걸쳐서 여러 사람들이 참가한 연기를 둘러싼 논
            쟁이 일어난다. 제4장에서 상세히 살펴보는 ‘제2차 연기논쟁’이다. 이 ‘전

            후戰後의 논쟁’은 오로지 불교학자들에 의해 주로 불교전문지를 무대로
            논전이 오고갔고, 와츠지처럼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논객도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불교학계 내부의 논의에 머물렀다.



                              [p.76-5] 이제부터 제1차 연기논쟁의 내용을 음미
            편견의 장막
                            해 가지만, 그 전에 이 논쟁에 관한 문제의 소재, 본서

            의 전반적인 입장을 기술해 둔다. 현재 제1차 논쟁을 언급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몇 가지 강한 예단豫斷을 가지고 텍스트를 보는 경향이 강하다.

            예를 들면 자주 논쟁의 쟁점은 윤회설, 업설에 대한 시비를 둘러싼 대립
            이었다고 한다. 기무라, 아카누마가 전통설에 기초하여 윤회와 업보의 사

            상을 인정하고, 우이, 와츠지가 이것을 부정했다라는 도식이 마치 전제적



                                                                        93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