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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념이 없었다면, 대승불교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도불

            교는 ‘공’을 바탕으로 성립한 ‘중관사상’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독자
            들께서도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우리가 법회 때마다 독송하는 『반야심

            경』이나 대한불교조계종의 소의경전인 『금강경』의 핵심 내용은 바로 ‘공=
            제로’입니다. 이처럼 ‘제로[공]’는 한국불교도에게도 깊숙이 스며들어 있습

            니다.



              2. 요가



              요가yoga란 동사원형 √yuj(묶다·매다)에서 파생한 말인데, ‘(소나 말
            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매다’는 의미입니다. 이 말은 다시 ‘정신[마음]이 도망

            가지 못하도록 매다’, 즉 ‘정신을 한 곳에 집중한다’는 의미로 변한 것입
            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마음을 대상에 결합시키는 것(=의식의 집

            중)’입니다. 그래서 요가를 ‘정신집중’이라고 번역합니다. 그런데 요즈음
            ‘요가’를 몸을 유연하게 하는 ‘스트레칭’으로 생각하는 분이 계시는데, 그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임을 독자들께서는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가
            의 ‘아사나(āsaṇa=동작)’는 요가 수행[정신집중]을 하던 수행자들이 동물이

            나 식물의 모습을 보고 흉내 낸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이 아사나
            의 목적은 요가수행[정신집중]을 잘 하기 위한 예비단계의 훈련에 불과한

            것입니다. 요가의 궁극적 목적은 정신집중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중심  주제인  ‘유식’을  성립시킨  학파를  유가행

            파 또는 유식학파라고 하는데, 유가행파의 범어가 ‘요가차라 바딘
            (yogacāra~vādin)’, 즉 ‘요가[유가]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파派]’이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요가’와 ‘유가[유식]’는 같은 말입니다. 이처럼 두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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