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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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힘사’라는 말은 유식에서도 그대로 사용합니다. 유식에서는 선
善한 심소[마음작용] 중에 하나로 설명합니다. 아힘사[불해]는 ‘다른 존재를
위협하거나 해치지[危害] 않는
다’는 뜻입니다. 저는 개인적
으로 인도인이 인류에게 준 가
장 위대한 선물은 ‘아힘사’라고
생각합니다. 아힘사는 살아 있
는 모든 생물에게 무한한 자비
심을 가질 때만 실천이 가능한
것입니다. 인간은 육체를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육체를 유지
하기 위해서는 다른 생물을 해
쳐야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쩔 수 없이 아힘사
를 온전하게 실천할 수는 없습
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인간에
게만 이라도 연민과 자비심을
가진다면 타인을 함부로 살해
하거나 상해를 가하지 않을 것
입니다.
영월 창령사터 출토 나한상.
저는 불교를 ‘아힘사[불해]의
역사’라고 정의합니다. 불교의 역사를 보면, 다른 종교를 박해하거나 파
괴하는 행위를 한 적이 없습니다. 또한 불교는 자신의 종교를 바꾸는 말
인 ‘개종改宗’이라는 말 자체도 없습니다. 이런 아힘사의 정신은 불교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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