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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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츠지의 자연적 입장이란, ‘이 나’가 실체로서 존재하고, 실체로서의
‘이 세계’에 직접적으로 대면하고 있다고 하는 믿음에 서있는 것이다. 그
입장에는 미추美醜, 쾌고快苦, 선악善惡과 같은 가치판단도 동반한다.
“그 속에서 나는 인식하고 느끼며 의욕하고 현실적인 세계를
살아간다. 이 나에 대하여 밖에 다른 많은 아가 있어 같은 세
계 속에서 대체로 동일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것이 범부의 입
장에 있어서의 현실이다.”(「제1편 제1장」 『佛敎倫理思想史』 『和辻哲郞
全集 第19卷』所收, 岩波書店)
하지만 이 ‘현실’에 빠져 그것을 의심하지 않는 ‘자신의 마음’에 의해 속
는 것이 범부의 고통인 것이다. “전통적 이해에 있어 수행이 불가결하다
는 것은, 이 ‘자연적 입장’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의 이해방식을 바꾸어 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吉村 前揭論
文) 와츠지와 나가르주나와의 무명해석, 불교이해의 공통성을 보았지만,
그러면 초기불교의 법통을 잇는 테라바다 불교와의 관계성은 어떠한지
다음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다음 호에 계속]
이태승李泰昇 일본 고마자와대학 박사, 전前 한국불교연구원 원장, 일본 인도
학불교학회 이사, 인도철학회 편집이사. 위덕대 교수. 『실담자기悉曇字記와 망
월사본 진언집眞言集 연구』(공저, 글익는들, 2004), 『을유불교산책』(정우서적, 2006), 『샨
타라크쉬타의 중관사상』(불교시대사, 2012)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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