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고경 - 2019년 9월호 Vol.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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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구사 vs. 미야지 vs. 후나하시 등 불교학자들의 논전
제2차 연기논쟁의 심층(1)
논쟁을 주도한 사이구사 미츠요시
[p.174-1] 제1차연기논쟁에서 리더의 역할을 한 사람은 기무라 타이
켄이었다. 제2차연기논쟁에서 기무라와 같은 역할을 맡아 논쟁을 주도한
사람은 사이구사 미츠요시三枝充悳이다.
이 ‘전후의 논쟁’이 제1차논쟁과 다른 점은, 본서 제2장의 서두에서 지
적했듯이 등장인물이 모두 인도불교학, 초기불교를 전공으로 하는 연구
자 즉 불교학자로서, 와츠지 테츠로와 같은 불교연구의 비전문가인 지식
인의 참가가 없었다는 점이다. 『원시불교의 실천철학』은 와츠지의 박사
논문으로, 그를 원시불교, 초기불교의 사상을 객관적인 시점에서 기술하
고, 분석하고, 평가하는 사상사가로 본다면, 그 논쟁을 할 만한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다. 비유해서 말하면, 헌법학자 사이에
오고간 헌법해석상의 논쟁에 법리학자가 법철학적 관점에서 개입한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타분야의 학자에 의한 참견은 없었던 대신, 제2차논쟁은 쟁점
이 명확하고, 논의주제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단 그러한 까닭에 불
교학 내부의 논리정합성과 문헌학적 실증성을 둘러싼 논의에 지면이 할
애되어 철학적인 깊이나 사상적인 폭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하나의 특징으로 들 수 있는 것은 논쟁의 무대가 한정되어 있는 점
이다. 기본적으로 <중외일보中外日報>라는 종교전문의 신문을 그 무대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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