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고경 - 2019년 9월호 Vol.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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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라 했는데, 왕의 꿈에 추남이 신라 서현공(김유신의 아버지) 부인의 품

            으로 들어간 것을 보고 신하들에게 말하자 신하들은 “추남이 맹세하고 죽
            더니 과연 그렇게 되었습니다.”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김유신의 현생은 『삼국유사』 안에서 태종무열왕 김춘추와 밀접히 연결
            되어 있다. 먼저 태종춘추공 조의 서두에 등장하는데, 바로 유명한 김유

            신의 여동생 문희가 언니의 꿈을 산 것을 계기로 춘추공과 인연을 맺고
            후일 왕비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또 하나의 일은 진덕왕 조에

            나온다. 진덕여왕은 선덕여왕의 뒤를 이어 김유신과 김춘추의 추대로 왕
            위에 올랐다는 설이 있다. 이의 방증처럼 진덕왕 조에는 알천, 임종, 술

            종, 호림(자장 스님의 아버지), 염장, 유신 등이 나랏일을 의논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때 큰 호랑이가 좌중에 뛰어들었는데 모두 놀라 일어났으나 알

            천만은 태연히 담소하며 호랑이 꼬리를 붙잡아 땅에 던졌다고 하였다. 그
            런 알천이 상석에 앉았지만 세력은 김유신에게 미치지 못하여 모두들 유

            신에게 복종하였다고 하였다. 또한 진덕왕 대에 처음 조례朝禮를 행했고
            시랑侍郞이란 호칭을 사용했다는 등 중국식 정치가 행해진 이면에는 김춘

            추의 그림자가 역력하다. 김유신의 위엄은 태종춘추공 조에서 다시 드러
            난다. 나당연합군이 백제를 쳐 계백과 황산벌에서 대치할 때 새의 기미機

            微로 위축된 당나라 장군 소정방에게 김유신이 말한다.
              “어찌 날아다니는 새의 괴이한 짓 때문에 하늘이 준 기회를 어길 수 있

            겠는가? 하늘의 뜻에 응하고 백성의 뜻에 따라 어질지 못한 자를 치는데
            어찌 상서롭지 못한 일이 있겠는가?”

              그리고 신검을 뽑아 새를 겨누니 찢어져 떨어지고, 진을 치고 싸워 백
            제군을 크게 멸했다고 하였다.

              또한 『고기古記』의 기록을 인용하여, 고구려 정벌 당시 당나라 구원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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