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고경 - 2019년 10월호 Vol.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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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알아봅시다.  이번 호에서는 ‘촉’과 ‘수’의 심소만 설명하겠습니다. 나머지
           심소[작의, 상, 사]는 다음 호에 기술하겠습니다.



             1. 촉(觸, sparśa)



             보통 ‘촉’이라고 하면, ‘피부에 접촉하다’ 또는 물건을 손으로 만지거나
           하는 ‘터치touch’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촉이라는 심소는 단순히

           물리적인 ‘접촉’의 의미가 아닙니다. 우리는 사물이 보이는 것을 ‘눈에 띄
           다’ 또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누구와 ‘접촉하다’라고 표현하는데, 촉이란

           이런 뉘앙스에 가깝다고 할 것입니다.
             관련 논서의 내용을 살펴봅시다. 먼저 세친 보살은 『대승오온론』(한

           역)에서 “세 가지[근, 경, 식]가 화합하여 분별[판별]하는 것을 본성[자성]으로
                3)
           한다.” 라고 하였고, 범본에서는 “<감각기관[根], 인식대상[境], 인식작용
           [識]>의 세 가지가 결합하여ttrikasamavāye 판별(判別, pariccheda)하는 것
           이다.”라고 설명합니다. 즉 촉이란 ‘감각기관, 인식대상, 인식작용[마음]의

           3자가 만나[결합] 무엇을 알게 하는 것[판별]’이라고 정의합니다.                4)
             또한 성철 스님이 『백일법문』에서 존경을 표한 명나라 시대 지욱 스님

           은 『대승백법명문론직해』에서 촉 심소를 “근·경·식의 삼화가 일어날





           2)  지욱스님(『대승백법명문론직해』, 대정장48, 342c4)은 “4개의 일체를 갖추었기 때문에 변행이라고 한다. 이른바
             선·악·무기의 삼성에 두루 <함께 작용하고>, 삼계9지에 두루 <작용하며>, 유루·무루·세간·출
             세간에 두루 <작용할> 때에 8식의 심왕과 두루 상응한다.”(具四一切. 名爲遍行. 謂遍於善惡無記三性. 遍於三界九
             地. 遍於有漏無漏世出世時. 遍與八識心王相應也)라고 주석한다.
           3) 謂三和合分別爲性.
           4)  < >의 문장부호는 본문에는 없지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가 삽입한 것이며, [ ]의 문장부호는
             앞과 뒤의 발음이 다를 경우에 삽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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