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4 - 고경 - 2019년 11월호 Vol.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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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발오發悟, 즉 아보가ābhoga’는 (특정한 대상

           으로) ‘마음을 유도하다[이끌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작의는 대상에 집중
           하게 하는 마음작용입니다. 그렇지만 감산 스님이 『백법논의』에서 작의를

           “지금 참선을 하고 화두를 관찰하여[간看] 의식[마음]이 <선으로 흐르게 하
                                                              6)
           여 불선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막고 끊어야 한다[도절堵截].” 라고 주석하
           고 있듯이, 작의의 역할은 선한 쪽으로 마음을 이끌 것인가, 아니면 불선
           [악] 쪽으로 마음을 이끌게 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작의는 우

           리의 마음을 선한 방향으로 향하게 할 수도 있고, 나쁜 방향으로 향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참선이나 수행을 통해 마음을

           선한 쪽으로 이끌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선을 닦아 악을 끊
           는[수선단악修善斷惡] 수행을 하는 것입니다

             한편 성철 스님은 『백일법문(중)』(p.313)에서 ‘작의[意]’를 “마음이 생기고
           생각이 움직이는 시작이다[生心動念之始].”(감산 스님 주석)라는 구절을 인용

           하여 정의합니다. 그리고 “작의는 최초의 생각이 일어날 때를 말하는 것
           입니다. 한 생각이 일어났다고 해서 중생이 알 수 있는 그런 생각이 아닙

           니다. 자재보살 이상의 보살들도 이것을 무심인 줄 알지 실제로는 모릅니
           다. 그 정도로 미세하기 때문에 저 깊은 데에서 하는 말입니다.”라고 풀

           이합니다. 즉 작의는 그 작용이 미세하기 때문에 그 생각이 움직이는 것
           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감산 스님의 주석을 충실하게 반영하여 해설하고

           있습니다.








           6)  故今參禪看話頭. 堵截意識不行. 便是不容作意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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