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고경 - 2019년 11월호 Vol.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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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서 소년은 달아나 버렸습니다. 신사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국에 와 보니 어린이도 남을 돕는 정신이 가득하여 돈도 받지 않고 이
           름도 가르쳐 주지 않고 남을 도우면서 오히려 일과를 할 수 있게 되어 고

           맙다고 하니, 이런 정신을 배워야겠다.’
             그래서 미국으로 돌아와 미국에서도 소년단을 시작하였습니다. 온 미

           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이 정신은 뻗어나가 우리나라에도 보이스카웃, 소
           년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뒤에 이 소년을 찾으려고 아무리 애를 써

           도 결국 찾지 못하고, 소년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이 이
           름 모를 소년을 기념하기 위해 영국의 그 마을에 큰 들소 동상을 세우고

           기념비에 이렇게 새겼습니다.
             ‘날마다 꼭 착한 일을 함으로써 소년단이라는 것을 미국에 알려준 이름

           모르는 소년에게 이 동상을 바치노라.’
             간디 자서전을 보면, 그는 영국에 유학 가서 예수교를 배웠는데 예수

           교에서는 사람 사랑하는 것을 배우고, 그 후 불교에서는 진리에 눈떴는데
           일체 생명 사랑하는 것을 배웠다고 되어 있습니다. 불교는 사람만이 대상

           이 아닙니다. 일체중생이 그 대상입니다. 불교에서는 사람이고, 짐승이
           고, 미물이고 할 것 없이 일체중생이 모두 다 불공의 대상입니다. 다시 말

           해 일체중생을 돕는 것이 불공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실천하고 또 몸소
           행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도적놈 소리를 좀 면할지

           모르겠습니다.
             6·25사변 전 문경 봉암사에 있을 때,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향곡 스님

           청으로 부산 사람들 앞에서 법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불공하는 이야
           기를 했습니다.

             불공이란 남을 도와주는 것이지 절에서 목탁 두드리는 것이 아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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