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고경 - 2019년 12월호 Vol.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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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며 날마다 함께 기도해주었다. 문 앞에서 기다렸다가 새벽기도를 함

            께 가고 위로해주었다. 친구 또한 몇 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기
            도에 나가며 자신을 추스르고 용기를 얻었다.

              그러는 가운데 친구는 다시 예전의 적극적인 사회인으로 돌아왔다. 사
            업도 정상적인 궤도로 올려놓았다. 무엇보다 잘 된 것은 자식들을 기도하

            는 사람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얼마 전, 유학을 떠난 친구의 딸 안부를
            내가 묻자 이렇게 환하게 대답했다.

              “그 애는 기쁠 때나 어려울 때나 기도로 이겨내니까. 너무 잘 적응하면
            서 공부하고 있어.”

              그런데 최근 이 친구에게 다시 더 적극적으로 기도할 일이 생겼다. 아
            들의 결혼을 앞두고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은 것이다. 친구는 더 씩씩해졌

            다. 더불어 친구 주변의 분들도 더 바빠졌다. 새벽기도를 하고 나오는 친
            구와 동행해 동네에 있는 호수 주변을 두 시간씩 산책해주고, 온갖 몸에

            좋다는 반찬을 해다 나르는 것이다. 기도를 수시로 함께 하는 것은 기본
            일 테다.

              겨우 108배 책과 방석 하나 건네주고 “몸에 좋아, 꼭 해봐.” 한 것이 전
            부인 나에게, 그래도 친구는  하루에 몇 십 배씩은 하고 있다면서 항암치

            료에 잘 적응하고 점점 건강해지고 있음을 알려왔다.
              성철 스님께서는 생전에 남을 위한 기도가 진짜 기도라고 하셨다던가.

            딸의 결혼을 앞두고 생각해본다. 이제 진하게 한번 기도를 해야겠다고,
            딸을 위해, 친구를 위해, 그리고 곁에 있는 평생 동지를 위해. 더불어 오

            늘 테레사 수녀의 기도에 대한 명언을 떠올려본다.
              “사랑은 어디에서 시작됩니까? 우리의 가정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

            사랑은 언제 시작됩니까? 우리가 함께 기도할 때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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