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고경 - 2019년 12월호 Vol.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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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의 내용을 간추려 본다.
“승전의 속성은 장張씨로, 요서遼西 해양海陽(河北省) 출신이다.
젊은 시절 연燕과 제齊에서 유학遊學하고, 외학外學을 두루 배
우고 삼장三藏을 잘 습득하여, 북토北土 학자學者의 종사로 호
칭되었다. 나중에 남토로 건너와 경사京師에 머물며 강설을 성
대하게 행하여 그 교화가 강남을 흡족하게 하였다. 이후 여러
사람들의 간청으로 오吳의 한거사閑居寺에 거주하고, 호구산虎
丘山에도 휴식하였다. 또 평창平昌의 맹의孟顗가 여항余抗에 방
현사方顯寺를 건립하여 주지住持가 되어주기를 간청하여, 대중
을 통솔하여 거주하며, 근면하게 수행하여 실명하기에 이르렀
다. 만년晩年에 임안현臨安縣을 다니며 동공조董功曹의 집안에
머물러 지내다가 병이 들어 임종하였다. 임종할 무렵, 제자 법
랑法朗이 꿈에 여러 사람이 봉지捧持하는 태거台車를 보고 어디
가느냐고 묻자, 전법사詮法師를 맞이한다고 답하였다고 하는
1)
데, 과연 다음날 아침 승전이 천화遷化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내용을 보면, 마지막 부분에 제자 법랑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
아 섭산의 승전僧詮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 남토로 건너온 이후의
행적은 다른 사람의 경력처럼 보인다. 그 때문에 학계에서는 『고승전』의
승전을 섭산의 승전과 동명이인同名異人으로 보고 거의 언급하지 않는 편
1) 『高僧傳』 제7권 「釋僧詮傳, (T50, p.369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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