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고경 - 2019년 12월호 Vol.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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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지관사止觀寺에 머물렀다.
혜포도 여러 선사와 교류하여 명성을 떨쳤지만, 지변과 혜용도 천태의
지의智顗(智者)와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되는 구절이 여러 문헌에 부
분적으로 전해지고 있어,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하다.
5. 선종 제2조 혜가慧可와의 만남
전기에 다르면, 승전의 사우四友 중에 혜포는 중국 선종의 제2조 혜가慧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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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만나 교의를 담론하여 혜가로부터 그 깊은 학식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별도의 연구에 의하면, 혜가의 여러 제자들 중에 화선사和禪師가 있고,
화선사의 제자들 중 정애靜藹는 저명한 삼론·사론학자였고, 현경玄景은
『대품반야경』 등을 학습하였다. 이와 대조하여 혜포 또한 승랑의 삼론학
의 발원지 섭산의 서하사에 선부禪府, 선당禪堂을 건립하였으니, 이 경우
만 보아도 삼론학과 초기 선종의 상호 영향이 분명히 드러난다.
6. 천태天台 남악 혜사와의 교류
또한 혜포는 천태지자 대사의 스승 혜사와 3일에 걸쳐 대의大義를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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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혜사로 하여금 탄복시켰다고 한다. 다른 자료에 의하면, 혜포 외에
지변과 혜용도 천태 지자와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혜포가 혜가와
혜사 등 여러 선사들과 만나 논의하였다는 전기의 기록은 간단하고 문장도 짧지
만, 그 여운은 가볍게 처리하기 어려울 만큼 지대한 비중으로 다가온다.
8) 道宣, 『續高僧傳』 제7권 「釋慧布」(T50, p.480c).
9) 道宣, 『續高僧傳』 제7권 「釋慧布」(T50, p.480c-p.4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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