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고경 - 2020년 1월호 Vol.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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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듯이 그만큼 고려 문화에 대한 칭송으로 보인다.
다양한 사발들은 순수하게 조선에서 사발로 만들어진 것과, 조선의 남
쪽 바닷가에 있는 웅천의 왜관 등지에서 다완으로 사용하기 위한 주문품
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나누어 전시를 하고 있었다. 일본의 다도계는 왜
조선 사발을 꾸준히 사랑할까?
그 중심에 센노 리큐千利休가 있다. 천하 제일의 차인이라 불리고 일본
의 오랜 다도에서 마음을 찾아내어 형식을 체계화하고, 와비(わび. 순수, 소
박, 단순하며 고요하고 청정함)차를 완성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로부터 할복
을 명령 받고 굴복을 권고 받았을 때 “내가 머리를 숙이는 것은 오직 아름
다운 것 앞에서 뿐입니다.”라고 말했다는 풍문도 있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아름다움임을 ….
고려다완이 사랑받는 이유
일본의 다도구茶道具 선정에는 엄격한 기준이 따르는데, 고려다완이 사
랑을 받은 이유는 찻사발로서의 선택기준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우선 크기다. 손에 들고 마시는 말차는 손에 잘 감기는 것이 좋다. 그
리고 형태다. 너무 원통형이나 벌어진 것은 차를 탈 수 없기 때문에 적당
한 형태가 좋다. 그리고 굽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굽이 찻사발의 균형
에 잘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세밀한 그림이나 울퉁불퉁한 것은
찻사발에 어울리지 않고, 유약의 미묘한 변화와 복합적인 유약 색깔을 좋
아하는데 고려 다완은 모든 조건이 여기에 어울린다. 그러니까 차를 마시
기에 적합한 모양, 잡았을 때 손으로 꼭 안을 수 있는 크기와 무게, 말차
의 녹색과 적절한 대비를 이룰 수 있는 빛깔이야말로 명품 사발에 꼭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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