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고경 - 2020년 2월호 Vol.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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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를 빼앗기지 않기[전향하지 않는 것, āsaṃhāryatā] 때문이

                다.” 5)



              이처럼 승해는 ‘확정된 것[존재]에 대해 있는 그대로 확실하게 이해하는
            것[확신하는 것]’이라고 위에서 제시한 논서 모두 동일하게 설명합니다. 그

            리고 ‘확정된 것[존재]’이란 세상의 이치[도리] 또는 신뢰할 수 있는 성인[부
            처님]의 가르침[사성제, 무상, 고]에 의해 ‘의심이 없어진 확정된 것[존재]’이라

            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승해가 뛰어난 사람은 자신의 논리가 확실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주장이나 논리에 따라가지 않는다[전향하지 않음]고

            합니다.
              이제 한역문헌의 주석 내용을 살펴봅시다. 호법보살의 『성유식론』에
                    6)
            서는 승해 를 “<확실하게> 결정된 대상[경계]를 분명히 지니는 것[印持 ]을
                                                                       7)








            5)   /adhimokṣo  niścite  vastuni  tathaivāvadhāraṇam/  niścitagrahaṇam
             aniścitapratiṣedhārtham/yuktita āptopadeśato vā yad vastu asaṃdigdham
             tanniścitam/  yenaivākāreṇa  tanniścitam  anityaduḥkhādyākāreṇa
             tenaivākāreṇa tasya vastunaścetasyabhiniveśanam evam etannānyathā
             ityavadhāraṇam  adhimokṣaḥ/sa  c  āsaṃhār yatādānakarmakaḥ/
             adhimuktipradhāno  hi  svasiddhāntāt  parapravādibhirapahartuṃ  na
             śakyate/(Trimśika, p.25, 25-30)
            6)  성철 스님은 『백일법문(중)』(p.316)에서 ‘해[승해]’를 감산 스님의 주석인 ‘수승한 지해勝解’라는 구절을

             인용하여 정의한다. 아마도 뛰어날 승勝, 풀 해解 즉 ‘뛰어난 이해’라는 글자적인 의미에 따른
             이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성철 스님은 승해를 ‘무엇을 안다’는 의미라고 해설한다. 왜냐하면
             ‘무엇을 알고서’ 그 앎을 바탕으로 확신하고 단정하기 때문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7)  인印이란 ‘확실하게’, 지持란 ‘파악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확실하게 파악하다’, 즉 ‘A를 A라고
             확실하게 마음속에 새겨서[인각印刻] 결정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승해, 즉 뛰어난
             이해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인지’를 마음속에 분명히 도장(새겨)을 찍어 그것을
             보존·유지한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그리고 인지를 ‘인가印可’, 인해印解, 인순印順과 동의어로
             사용한다. 『성유식론술기』가 “인순은 즉 승해이다. 저것을 새기고[印] 순응하기[順] 때문이다”(『대정장』
             43, p.435a)라고 주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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