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2 - 고경 - 2020년 4월호 Vol.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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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사람으로 대표적인 인물이 도쿄 대학에서 최초의 일본인 철학과 교수

           였던 이노우에 테츠지로(井上哲次郞, 1855-1944, 이하 테츠지로로 약칭, 사진 1)와
           정토진종 대곡파의 자제로 태어나 오늘날 도요 대학東洋大學의 설립자가

           된 이노우에 엔료(井上円了, 1858-1919, 이하 엔료로 약칭, 사진 2)이다.
             테츠지로는 1877년 도쿄 대학 개교와 함께 철학과에 입학하여 후에 독

           일로 유학해 돌아와 최초로 철학과 교수로 임용되었다. 그는 1884년 2월
           독일로 유학하기에 앞서 1882년의 철학과 교과 개편 속에 동양철학을 담

           당하였다.(이때 인도철학의 교과목은 하라 탄잔과 새로 강사로 임명된 요시타니 카쿠
           주가 격년으로 담당한다.) 동양철학을 담당한 테츠지로는 1884년 독일로 유

           학을 떠나 1890년 10월 귀국하고, 귀국하여서는 철학과 교수로 임명된
           뒤 서양철학을 비롯해 비교종교, 동양철학도 강의하였다.

             그렇지만 테츠지로의 서양철학 강의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부정적
           인 면이 많아 후대 학자들의 평가로서는 서양유학의 6년이 ‘불모不毛의 6

           년’이라는 비아냥을 얻을 정도였다. 하지만 실제 테츠지로는 이 독일 유
           학 기간 중에 대다수의 시간을 인도철학 연구에 힘을 쏟아 산스크리트어

           등에 대한 공부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생각된다. 이것은 그가 귀국한 뒤
           강의한 동양철학의 실제 내용이 인도철학으로서, 그 강의의 결과물이 『인

           도철학사』(1892-97 강의)로 남아 있어 그것을 실증하고 있다. 곧 테츠지로
           는 불교학의 연장으로서 인도철학이 아니라 순수한 인도철학으로서 강의

           를 하여, 일본에서 최초로 인도의 종교철학을 정리하였다. 이것은 후대
           일본의 인도철학 연구의 획을 그은 『인도철학종교사』(1914,10)가 간행되기

           훨씬 전의 일로서 중요한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테츠지로는 이러한 학문적인 업적보다는 관학官學을 대표하는

           어용학자로서의 이미지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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