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고경 - 2020년 4월호 Vol.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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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불교계는 물론 일반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책이라 생각된다.

            『불교활론서론』의 ‘서언’에서 엔료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는 일찍부터 불교가 세간에서 성행하지 않는 것을 한탄하
                고, 그 재흥再興을 자신의 임무로 삼아, 독력으로 연구를 거듭

                해 이미 십수년이 지났다. 최근에 이르러 비로소 불교가 서양
                의 과학과 철학의 원리와 일치하는 것을 발견하고, 이것을 세

                상에 드러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여기에 일대 논문을 저술
                키로 했다. 그 이름을 『불교활론』이라 한다. 먼저 첫 번째로 그

                단서를 설하여 진리의 성질과 불교의 조직을 간단히 설명한
                다. 이것을 『불교활론서론』이라 제목을 붙인다. 본론은 「파사

                활론」, 「현정활론」, 「호법활론」의 3부로 나누고, 지금부터 3개
                월에 걸쳐 원고를 쓰고 그 후 세간에 보여 세간 사람들이 어떻

                게 생각하는지 시험해보고 싶다.”



              엔료의 말에서도 나타나듯 『불교활론서론』을 간행하는 뜻은 불교의 진
            리를 분명히 드러내고자 하는 뜻으로, 불교가 서양의 과학과 철학에 부합

            한 종교임을 증명하고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곧 엔료는 도쿄 대학에 들
            어가 맹렬히 공부했던 서양의 철학적 진리가 불교에도 고스란히 담겨있

            음을 확인하고 그것을 드러내기 위해 『불교활론』을 짓는다는 뜻을 표명하
            고 있다. 엔료는 또 『서론』의 다른 곳에서 “내가 어렸을 때 불문佛門에 있

            으면서 불교 중에 진리가 있는 것을 몰랐던 것은 당시 나의 학식이 얕고,
            그것을 발견할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내가 새롭게 한 종교를

            세우려는 생각을 끊고 불교를 개량하여 이것을 문명화의 세계종교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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