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4 - 고경 - 2020년 4월호 Vol. 84
P. 104
알리는 일에 전념하였다. 그가 세운 철학관은 후에 도요東洋 대학으로 명
칭을 바꿔 오늘날까지 존속하게 된다. 이노우에 엔료는 대학 재학시절부
터 글을 쓰고 강연을 하여 생애 160여 편에 달하는 방대한 저술을 남기게
된다. 특히 이 저술들 가운데 기독교 비판의 상세하고 치밀한 저술로 크
게 이름을 떨친 책이 『진리금침眞理金針』이며, 이 『진리금침』의 내용을 요
약하여 불교의 회생과 재활을 알린 저서로서 크게 명망을 얻은 책이 『불
교활론서론佛敎活論序論』이다.
『진리금침』은 전체 3편으로 이루어져 있고, 간행은 순차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 첫 번째 「초편」(1886,3)의 제목은 ‘야소교를 배척하는데 이론理
論이 있는가’로서, 실제 기독교를 비판하는 핵심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출간되는 「속편」(1886,11)은 ‘야소교를 배척하는 일은 실제 있는가’, 「속속
편」(1887,1)은 ‘불교는 지력, 정감 양쪽이 온전한 종교인 까닭을 논함’의
제목이 붙어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엔료의 기독교 비판과 불교의 입장
이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초편」에서의 기독교 비판은 12가지의
항목으로 나누어 고찰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12가지의 항목을 살펴보면, ①지구중심설地球中心說 ②인류주장설人
類主長說 ③자유의지설自由意志說 ④선악화복설善惡禍福說 ⑤신력불측설神力
不測說 ⑥시공종시설時空終始說 ⑦심외유신설心外有神說 ⑧물외유신설物外有
神說 ⑨진리표준설眞理標準說 ⑩교리변천설敎理變遷說 ⑪인종기원설人種起源
說 ⑫동양무교설東洋無敎說 등의 항목으로 전개된다. 이 「초편」에 나타나는
이노우에 엔료의 기독교 비판은 매우 상세하고 치밀한 것으로, 당시 일본
사회에 크게 반향을 일으켰다. 이러한 『진리금침』의 이름으로 간행된 3편
의 책은 이후 『불교활론』이라는 이름으로 보완 정리되어 출간되는데, 그
출간의 대의大義를 담아 간행된 책이 『불교활론서론』(1887,2)으로, 아마도
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