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9 - 고경 - 2020년 4월호 Vol.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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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mthar thug)을 분석하는 바른 지각이 얻는 대상이면서 궁극을 분
석하는 바른 지각 자체에 대해 궁극을 분석하는 바른 지각으로 되는 것
자체가 승의제의 정의이다. 사례는 ‘항아리는 자성이 없다는 것’ 등이다.
분류는 자립파의 교리와 비슷하다. [이 교파는] 과거, 미래, 사라지는 존재
(zhig pa) 모두를 실유법實有法이라 주장하고 외경外境 또한 승인한다. 능취
(주체)와 소취(객체)의 본성이 다르다고 주장하기에 그렇다.
b. 유경에 대한 주장.
32)
자신의 가립기반(假立基盤, gdags gzhi)인 오온五蘊이나 사온四蘊 에 의
지해 임시로 성립되는 자아만이 보특가라의 사례이며, 보특가라는 모
두 불상응행不相應行이다. 지각blo에는 ‘바른 지각’[量]과 ‘바른 지각이 아
닌 것’[非量]이 있고, 바른 지각에는 현량과 비량이 있다. 현량에는 근현
량, 의현량, 유가현량 등 셋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교파는] 자증현량을 인
33)
정하지 않으며, 중생의 근식(根識, dbang shes) 은 모두 착란식이다[고 주
장한다]. 유가현량에는 ‘착란식’과 ‘착란식이 아닌 것’(비非착란식) 두 가지가
있다. 무루삼매의 본성이 되는 유가현량은 비非착란식이며, ‘범부 마음속
34)
의 심식’tshur mthong gi rgyud 의 미세한 무아를 직관적으로 지각하는 유
35)
가현량은 착란식이기 때문이다. 재결식(再決識, bcad shes) 이면 현량인데,
이는 ‘소리는 무상하다’는 것을 지각한 뒤의 두 번째 비량比量은 ‘분별현
32) 무색계의 유정은 색온이 없어 4온만 있다.
33) 감각기관이 대상과 만나 생기는 식. 색·수·상·행·촉식 등 다섯 가지가 같은 것을 말한다.
34) tshur mthong gi blo라고도 한다. 일반 범부가 소유한 심식을 가리킨다. ‘관현세심觀現世心’이라고도
한다.
35)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을 다시 인식한 식識을 ‘재결식’이라 한다. 병을 본 뒤의 두 번째 찰나에 병을 인
식하는 것, ‘소리는 무상하다’는 것을 인식한 바로 뒤(두 번째 찰나)의 비량比量 등을 재결식이라 한다.
이미 결택한 식識이 ‘증익增益된 것’을 재결식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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