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고경 - 2020년 4월호 Vol.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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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을 끊기 시작한다. 소승의 수행을 먼저 거치지 않은 보살들은 팔지

            에 이르러서야 번뇌장을 완전히 없앤다. 마지막으로 ‘부단히 이어지는 무
                                                                      46)
            간도’[의 수행]에 의해 소지장을 완전히 끊음과 동시에 붓다의 사신四身 의
            경계境界를 현증現證한다. 열반과 멸제는 승의제라고 주장한다.
              『해심밀경』이 말하는 삼법륜三法輪 가운데 첫 번째와 세 번째는 불요의

            경인데, 공성空性을 직접적으로 설명하는(보여주는) 경전이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법륜은 요의경인데, 『반야심경』이 요의경이므로 그렇다[고 주장한

            다]. 중관귀류파의 주요한 특징은 ‘의지해 가립된 것’btags pa이라는 논거
            (論據, gtan tshigs)로 안팎의 모든 존재에 대해 ‘자상의 의한 성립’을 철저하

            게 배격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언어[일반적인 진실] 상上의 이름 역시 가유假有일 뿐이며, 속

            박과 해탈, 원인과 결과, 인식 대상과 인식 주체 등을 ‘다른 사람(논쟁하는
            상대방)에게 보낼 필요 없이’ 자신의 교의체계敎義體系 안에서 속이지 않고

            세울 수 있다는 바로 그것이다.
              근래 어떤 사람들은 수승한 견해라 자랑하며 ‘드러난 현상’[현분現分]의

            존재는 모두 ‘착란상錯亂相’일 뿐이며, 석녀石女의 자식처럼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고 집착한다. 그래서 ‘마음속에 그 무엇도 하지 않는 것’을 최고의

            수행으로 착각하는 무리들에겐 귀류파의 냄새조차 나지 않는다. 따라서
            세간의 모든 복덕과 안락을 불타는 불길처럼 간주하고 해탈을 추구하는

            이들은 정법正法인양 가장한 그릇된 견해를 남김없이 버리고 중관귀류파
            의 교의敎義를 최상의 것으로 존경하시오! 찬탄한다.






            46)  붓다가 구비한 자성신自性身, 지혜법신智慧法身, 수용보신受用報身, 변화신變化身 등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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