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고경 - 2020년 4월호 Vol.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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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등 총 51가지 마음의 작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 별경심소는
두 번째에 해당하는 마음의 작용을 말한다. 여기서 ‘별경別境’이란 마음이
반응하는 별도의 경계, 특별한 대상을 말한다. 변행심소는 언제 어느 때
나 항상 마음의 주체인 아뢰야식과 함께 작동하는 심소지만 별경심소는
별경이라는 특정한 대상을 만났을 때만 마음(심왕)과 함께 작동한다는 것
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변행심소와 별경심소의 관계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누구나 들고 다니
는 스마트폰의 작동원리에 대입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으
로 문자도 보내고, 사진도 찍고, 메모도 한다. 그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
메신저 앱이나 카메라 앱을 작동시켜야 한다. 하고 싶은 작업내용에 따라
해당 응용프로그램을 작동시키면 화면에는 자신이 실행한 앱의 작업내용
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이용자는 스마트폰이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모
두 알 수 있다. 각각의 응용프로그램은 작업내용이 고스란히 화면에 나타
나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메신저나 카메라 등의 앱이 스마트폰을 움직이
는 핵심요소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작동하려면 화면에 나타나는 그런 애플리케이션만
으로는 불가능하다. 모든 스마트폰에는 운영체제OS라는 것이 기본적으
로 작동하고 있어야 한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작동시키든 작동시키지
않든 운영체제는 언제나 작동하고 있고, 배터리를 소비하며 깨어 있고,
사용자가 요구하는 것을 즉시 실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그런 활동
은 화면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는 아무런 작동도 없는 것처럼 느
낄 뿐이다.
사용자는 문자를 보내기 위해 메신저를 작동시키고,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실행시키고, 메모를 하기 위해 메모장을 실행시킨다. 그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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