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고경 - 2020년 4월호 Vol.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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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프로그램이 작동할 수 있는 것은 항상 작동하고 있는 운영체제가 있
기 때문이다. 운영체제에는 카메라를 어떻게 작동시킬지, 마이크로 들어
오는 음성정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들이 모두 설계되어
있다.
스마트폰의 운영체제와 같은 역할을 하는 마음의 작용이 바로 인간의
심층심리를 구성하는 아뢰야식이다. 그리고 아뢰야식과 함께 항상 모든
사유작용에서 빠지지 않고 함께 작동하는 것이 다섯 가지 변행심소이다.
스마트폰의 운영체제가 하는 작업내용이 화면에 나타나지 않듯이 변행심
소가 하는 작용도 인지되지 않고, 업의 형태로 표출되지도 않는다. 그럼
에도 변행심소는 언제나 작동하고 있다. 사용자의 의도를 받아들여 작업
할 내용을 결정하고[作意], 작업할 대상과 접촉[觸]하고, 대상의 정보를 받
아들이고[受], 받아들인 정보를 분석하고[想], 완성된 정보[思]를 제공해 주
는 것이 변행의 작용이다.
별경심소와 응용프로그램
이번 호에는 개별적인 대상에 대응하여 작동하는 별경심소에 대해 살
펴보고자 한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변행심소는 마음의 왕인 아뢰야식
이 움직일 때 늘 함께 작동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변행은 겉으로 드러나
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 반면 별경심소는 항상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대상을 조건으로 작동하는데 ‘욕欲’, ‘해解’, ‘념念’, ‘정定’, ‘혜慧’라는
다섯 가지 심소가 그것이다.
여기서 ‘욕欲’은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所樂境]에 대응하는 작용으로 선
욕善欲과 악욕惡欲으로 구분된다. ‘해解’란 승해勝解라고도 하는데 대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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