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고경 - 2020년 5월호 Vol. 85
P. 130

[자립논증 방식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뒤이어 청변 논사가 『중론불호주』에 보

           이는 잘못을 많이 지적한 후 자속인自續因[자립인]을 세워야 되는 이유를
           많이 설명해, 자립파적自立派的 해석의 길을 열었다. 이어서 월칭 논사가

           『중론불호주』의 결점들을 지적하지 않고, [오히려] 자립인[자속인]을 인정하
           는 것을 비판하고, 자립인을 인정하는 것이 잘못임을 주로 증명했다. [그

           래서] 용수 보살의 뜻을 귀류[파]적歸謬[派]的으로 해석하는 길을 개창했다.
           이 때문에 [불호 논사부터 월칭 논사까지는] 편향중관자로 알려졌다.
                       25)
             『똥툰첸모』 에 나오는 “그 이후 불호 논사가 『중론』을 주석했는데,
           용수 보살과 제바 논사의 논서論書에 나타난 의미를 귀류적으로 해석했

           다.”는 [캐춥게렉뺄상의] 말의 의미에 따라, 겔룩파의 몇몇 학승들은 불호 논
           사가 귀류적인 해석의 길을 개창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쫑카

           파의 뜻과 맞지 않다. 불호 논사가 자립인을 말하지 않고 귀류적인 방식
           으로 [용수 보살과 제바 논사의] 논서의 의미를 해석했지만, 그 정도 [한 것을]

           가지고 귀류적인 해석의 길을 [불호 논사가] 개창했다고 할 수는 없다. [개창
           開創] 그것은 [불호 논사의] 그 이론체계와 그것의 길[귀류적인 해석의 길]을 열

           었다고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이유, 그리고 그 이외 다른 것으로 인도
           될 수 없는 원인을 분명하고 완전하게 결택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길을 열었다[개창했다]고 인정할 경우, 쫑카파가 『요의와 불








           25)  쫑카파의 2대 제자 가운데 한 명인 캐춥게렉뺄상(1385-1438)이 지은 저서. 티베트어 서명書名은 zab
             mo stong pa nyid kyi de kho na nyid rab tu gsal bar byed pa’i bstan bcos skad bzang mig
             ’byed이다. 제목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깊은 의미를 지닌 공성空性의 실상을 매우 분명하게 설명해
              인연 있는 사람의 눈을 열어주는 논서論書』가 된다. 이 논을 약칭해 『똥툰첸모stong thun chen mo』
              라 부른다. ‘똥툰’은 대강大綱·총의總義라는 의미, ‘첸모’는 크다는 뜻. 따라서 『똥툰첸모』는 『커다란
              요약要約』으로 해석할 수 있다.



           128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133   134   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