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고경 - 2020년 5월호 Vol.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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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기에 이[견해]를 중심으로 보면, 티베트불교 전홍기前弘期  당시 붓다의
           가르침이 가장 원만하게 설명되고 수행됐던 때는 짼뽀(왕의 티베트식 칭호)
           치송데짼 시기이다. 그때 대논사大論師 연화생(파드마삼바바), 밀주密呪 법사

           法師 다르마키르티(법칭), 비마라미쟈, 불밀佛密 등 인도의 대성취자 여러
           명이 티베트에 들어왔다. 그들은 정법正法의 계율戒律부터 중관中觀까지

           의 가르침을 지니고 왔다. [이 가운데] 정법을 가르치고 정법을 [제자들에게]
           듣도록 발전시킨 이는 적호 논사인데, [이 사실은] 옛 문헌에 분명히 나와

           있다. 대논사 연화생은 티베트 귀신들을 확실하게 굴복시켰고, 짼뽀 부
           자 등 제자들에게 밀종密宗의 관정灌頂과 가르침을 베풀었다. 다르마키르

           티 역시 수행금강계만다라 관정 등을 시행했다. 그러나 그들은 현종顯宗
           의 대논서들을 주석한 글이 없고, 밀종 방면의 가르침 역시 당시 매우 엄

           격하게 [전하도록] 했기에 크게 퍼지지는 못했다. 견해와 수행 방면에 대해
                                               35)
           짼뽀[치송데짼]가 “견해와 수행은 적호 논사 의 방식대로 하라!”는 법령을
           선포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적호는 용수 보살을 뒤따르는 대승의 논사임이 틀림없기에

           당시 관점[견해]은 용수의 [중관의] 견해를 벗어나지 않는다. 친교사親敎師








           34)  bstan pa snga dar. 짼뽀(왕의 티베트식 명칭) 송짼감뽀 당시 티베트에 불교가 전래됐고, 짼뽀 치송데짼
              시기 불교는 매우 발전한다. 그러다 마지막 짼뽀 랑달마가 불교를 탄압하고 자신도 살해되며 토번
              왕조는 역사무대에서 사라진다. 통상 송짼감뽀 시대부터 랑달마 시대까지의 불교를 ‘전홍기前弘期 불
              교’라 부른다. ‘전굉기前宏期’라 부르기도 한다.

           35)  b+ho d+his twa. 샨타락쉬타, 즉 적호는 티베트어로 zhi ba ’tsho라고도 한다. 한자로는 적호寂護
              혹은 정명靜命. 지금의 방글라데시에 있었던 사호르 왕가의 왕자로 태어났다. 그의 스승은 나란다 승
              원의 즈나냐가르바(지장地藏)이고 제자는 까말라씰라(연화계蓮花戒)다. 즈나냐가르바, 산타락쉬타, 까말
              라쉴라 3인을 ‘중관자립파 동방東方 삼사三師’라 부른다. 적호는 티베트에 들어와 10여년 정도 머물렀
              고, 티베트에서 입적했다. 티베트에 들어온 연도와 생졸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티베트 고대 역사서 『바세』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도의 논사論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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