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고경 - 2020년 5월호 Vol.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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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승이 구비具備된 시기는 어느 때일까? 네팔 출신의 치쭌 공주
khri btsun ong co가 송짼감뽀와 결혼하기 위해 라싸에 도착한 639년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녀는 석가모니 8세 등신부동금강상等身不動金剛
像, 미륵법륜彌勒法輪 등을 모시고 라싸에 도
착했다. 641년 라싸쭉라깡, 즉 조캉사원[대조
11)
사大昭寺]을 세웠다.
그런데 639년 당시 불교는 이미 중앙아시
아·동아시아 대부분의 국가에 전파된 상태
였다. 지금의 이란·아프가니스탄·중국은
물론, 한국·일본 등지에도 뿌리를 내리고
발전을 구가하던 시기였다. 불교발생지 인도
를 바로 옆에 두고 있는 티베트에 7세기 중반
에 비로소 불교가 전래됐다는 점은 언뜻 봐
도 이해하기 힘들다. 험준한 히말라야 산맥
때문일까? 9세기 이후 인도 출신의 적지 않
은 출가자들이 티베트에 온다는 점을 고려
사진 4. 『해탈장엄론』 한글판, 운주사.
하면 산맥의 존재가 불교 전파의 장애는 아
니다. 고래로 티베트의 모든 지역과 분야에 대단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
던 본교bon po chos lugs의 조직적 저항이 전래를 방해한 주요한 원인이었
12)
다.
11) 티베트 역사서의 기록에 따르면 라싸쭉라깡은 641년 라싸에 도착한 당나라 문성 공주mung shang ong
co의 도움을 받아 치쭌 공주가 건립한다.
12) 才讓太, 「佛敎轉入吐蕃的年代可以推前」, 『中國藏學』, 北京:藏學硏究中心, 2007年3期,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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