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5 - 고경 - 2020년 5월호 Vol.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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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이 사라졌다. 폐불의 여파로 사찰과 출가자들을 보기가 힘들어 졌
다. 재가자들은 신앙을 숨겨야 했다. 846년의 토번 멸망과 함께 침체된
불교는 978년 이후 비로소 서서히 회복된다. 이 때부터 1950년 이전 까
22)
지를 ‘후홍기後弘期 불교’ 라 부른다. ‘후홍기의 시작을 언제로 보느냐’에
는 네 가지 학설이 있다.
23)
첫 번째, 티베트 암도 지방에 머물던 라첸공빠랍살(952-1035) 이 위짱
지역에서 이 지역으로 피난 온 스님들로부터 구족계를 받은 973년부터라
는 것으로 이는 『부뙨불교사』의 저자 부뙨(1290-1364)의 주장이다; 두 번
째, 암도 지방 단딕 사원(dan tig dgon pa, 중국 청해성靑海省 화륭현化隆縣에 위
24)
25)
치) 에 머물던 라첸공빠랍살이 위짱 지역에서 온 제자 루메출침세랍 등
10명에게 구족계를 준 978년부터라는 것으로 이는 아티샤의 제자 좀된
26)
빠(1005-1064)가 제기한 것이다; 세 번째, 대역경사 린첸상뽀(958-1055)
가 밀교와 관련된 전적들을 번역하던 시기부터라고 보는 관점이다; 네
번째, 랑달마의 5세손으로 후일 출가한 구게gu ge 왕국의 초대 국왕 예세
27)
외(965-1036) 가 11세기경 3명의 인도 스님들을 초청해 계맥을 이은 시
기부터라고 보는 견해이다. 암도 지방에서 위짱 지역으로 계율이 전파된
두 번째를 ‘하로홍전下路弘傳[동율東律]’이라는 의미의 ‘둘바맷룩’dul ba smad
22) bsTan pa phyi dar.
23) bLa chen dgongs pa rab gsal.
24) 청해성 성도省都인 서녕시西寧市 중심에서 서남쪽으로 약 40km 떨어진 지역이다.
25) Klu mes tshul khrims shes rab.
26) Rin chen bzang po. 17살 때 인도로 유학 10년 동안 머물며 광범위하게 공부했다. 티베트로 돌아
온 후 현종 관련 경전17부, 논서 33부, 밀종 관련 전적 108부 등을 번역했다. 티베트불교에서 린첸
상뽀 이전에 번역된 밀종 관련 전적들을 구밀舊密, 이후를 신밀新密이라 부른다.
27) 출가 전의 이름은 srong nge, 출가 후의 법명은 lha bla ma ye shes ’od. 1016년 출가했다. 아티샤
를 티베트로 초청하는 준비를 하다 캐시미르의 돌궐족 왕에게 죽임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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