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고경 - 2020년 5월호 Vol.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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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이 들어오고, 저기서도 공양이 들어오고, 돈도 들어오고, 장삼 하자,
가사 하자, 뭣도 하자, 막 불사가 벌어지는데 그만 장사를 여러 수십 배 해
버렸습니다.
“우리가 장사를 하나, 농사를 짓나, 뭣하나. 결국은 신도 것 먹고 사는
데, 신도 것 얻어먹어도 법답게 얻어먹고, 신도가 절에 다녀도 신심으로
갖다 줘야 되지. 이것 뭐냐. 신도가 오면 돈 몇 푼 그것 먹으려고 발밑을
슬슬 기고, 그것은 보통 사람도 할 짓이 못되는데, 우리가 부처님 제자라
하면서 그래서야 되겠느냐고, 앞으로 법답게 들어오는 것을 법답게 받아
야 된다고.”
신도가 바늘 하나를 가져와도 대중으로 들여와야지, 어느 스님 개인으
로는 안 됩니다. 한번은 마산에서 어느 신도가 걸망을 하나 지어 보냈습니
다. 청담 스님 드리라고. 그때는 법명이 순호 스님이지.
“우리는 개인적으로 지정하는 것은 안 받기로 했어. 가져가시오.”
“그러면 대중으로 들여놓으면 안 됩니까?”(심부름하는 이의 말)
“이것이 당신 걸망이야?”
쫓아 버렸습니다. 그 걸망이 마산으로 돌아가 가지고 대중에 들여 놓는
다고 다시 돌아왔어요. 그래 이제 걸망을 모두 다 조사를 했습니다. 옷 하
나라도 제일 떨어진 사람에게 맨 처음 주기니까. 돌아 보니 순호 스님 걸
망이 가장 떨어졌어요.
“이 걸망은 순호 스님이 주인인가 보다.”
바늘 한 개, 양말 한 짝, 무엇이든지 대중으로 들여 놓아야지 개인을 지
정해서는 쫓겨 가는 판입니다. 그래 가지고, 약도 들어오고, 인삼도 들어
오고, 삼은 전부 다 삼차를 해서 한 컵씩 쭈욱 먹고 했습니다. 잘 살든가
못 살든가 똑같이 평등하게 살자 이것입니다. 이렇게 하며 살다 보니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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