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9 - 고경 - 2020년 6월호 Vol.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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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많은 전적들을 듣고 이해한 정리正理의 길, 수고로운 많은 수

            행으로 증득한 것, 공덕자량은 부족하지 않았지만, 노력해도 깨닫지 못한
            것을, 문수호주文殊怙主같은 스승의 은덕으로 파악하게 되어, 매우 큰 자

            비심에 내가 설명하노라.”고 게송으로 읊는 것은 본성에서 자연스레 우
            러나온 것일 따름이다.

                    48)
              3) 정의 . 모든 존재는, 승의제에서 존재한다[실체적으로 존재한다, 自性
            有, 自相有]는 유변有邊과 개념상(언어상, 관습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

            변無邊 등을 정확하게 비판하고, 진실하지 않게 이뤄진다[무자성無自性으로
                                         49)
            이뤄진다]는 점을 허용하는 자종自宗 [불교, 자기 방면]을 중관파라 한다. 변
            邊에는, 『근본중송[중론]』에 “있다고 하면 상견에 집착하고, 없다고 말하면
                                                                      50)
            단견이다. 따라서 ‘있다’와 ‘없다’에, 현명한 사람은 머무르지 않는다.” 라
            고 나오는 것처럼, 유변과 무변 둘이 있다. 유변·상변常邊·증익변增益邊
            등은 같은 의미이고, 무변·단변斷邊·감손변減損邊 등은 같은 뜻이다.

              ‘변邊’과 ‘변집邊執’은 의미가 같지 않다. 변에는 반드시 ‘없다’는 것이 필
                                                                     51)
            요하고, 변집에는 반드시 ‘있다’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외도 들은
                   52)
            보특가라 와 존재[법法] 어느 것도 원인과 조건에 의지해 나타나는 조건






            48)  『고경』 제85호 ‘『장꺄교의론』 번역1’(p.125)에 “2, 거기서[전적들] 도출된 [중관의] 교의敎義 체계를 설명함
              에 1) 글자 의미 해석, 2) 분류, 3) 정의, 4) 주장 등 네 가지가 있다.”는 구절이 있다. 여기 “3) 정의”
              는 “2) 분류”에 이어 나오는 것이다.
            49)  rang sde. 불교 안의 교파를 가리키는 말이다.

            50)  「관유무품 제15」의 10번째 게송이다.


            51)  gzhan sde. 불교 밖의 교파, 즉 외도外道를 가리키는 말이다.

            52)  오온五蘊에 의거해 사람 혹은 유정중생으로 불리는 존재, 그 몸과 마음에 때로는 공덕이 쌓이고 때로
              는 과실過失이 생기는 등 공덕과 과실이 증가했다 감소했다 하는 존재를 가리키는 단어다. ‘삭취취數
              取趣’라고도 한다. 업에 따라 유전流轉을 거듭하며 때로는 인간으로, 때로는 축생으로, 때로는 아수라
              로, 때로는 하늘의 신으로 태어나는 존재라는 의미다. 삭數은 자주 혹은 때때로, 취取는 취하다, 취趣
              는 육취(육도)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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