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3 - 고경 - 2020년 6월호 Vol.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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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가능해 ‘있다’고 변한다면, 그 때 거기에 그것이 있다는 상常이라는 것
과 무상無常이라는 것에 집착하는 것 역시 마치 변邊으로 변하는 것처럼,
제법諸法의 진실성을 그대로 뒤따라 여법如法하게 작의作意하는 것을 변邊
에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말한 의미의 변邊이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변邊은 떨어지는 곳으로 세간의 절벽의 끝과 거
기서 떨어지는 것을 절벽 끝에서 떨어졌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거기에
‘진실한 존재[실유實有]’는 언어개념상에 없고 ‘진실한 없음[실무實無]’은 언
어개념상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승의제에서 없다’고 말하는 것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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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無邊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것을 부정否定
하는 것 역시 무변無邊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부정 대상인 무無
를 부정하며 ‘진실로 존재한다[실유實有]’고 집착하면 ‘실체적 물건은 없다
[무물無物]’는 변邊[무변無邊]에 떨어지므로 이를 부정한 것은 ‘무변[부존재不
存在]’을 부정한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없는 것을 있다고 증익增益한 허구
虛構의 무변無邊이다. 인과 등이 개념상에도 없다는 것은 있는 것을 없다
고 감손減損한 비방誹謗의 무변이다. 제법이 승의제에서 있다고 집착하는
63)
외경外境과 유경有境 은 허구의 증익변增益邊이자 변견邊見이다. 자기 자
신을 중관파로 간주한다면 이런 것들을 알 필요가 있기에 조금 설명했다.
자세하게 알고 싶으면 쫑카빠의 저서들을 보도록 하라.
62) ’gog pa. 불교논리학에서 ‘부정하다’는 의미는 진리가 아닌 부분을 없애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
다. ‘무아無我’라는 개념을 이해하거나 드러내기 위해서는 무아에 대한 잘못된 생각·개념을 발라내
는 것과 같다. 일반적으로 dgag pa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 동사의 미래 현재·과거·명령형은
dgag, ’gog, bkag, khog이다.
63) yul can. 자기의 대상인 경境과 상응相應하는 사물을 말한다. 설명할 수 있는 소리, 내심內心, 감각기
관, 보특가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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