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4 - 고경 - 2020년 6월호 Vol. 86
P. 124

64)
             그러므로 세존 은 중도中道를 잠시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을 인도하기
           위해 누구에게는 보특가라아[인아人我]가 있다고 말하고, 몇몇에게는 보
           특가라아는 없다며 ‘객관과 주관[이취二取]’은 있다는 것에서 시작해 인도

           하고, 대승의 종성種姓을 가진 몇몇 사람들에게는 객관과 주관도 없고 다
           만 이공二空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근기가 숙성해 지혜가 뛰어난 사람들

           에게는 이변二邊을 버리고 중도中道·공성空性·비심悲心의 핵심을 갖추라
           고 말씀하셨다. 『보만론』에 “성론파聲論派들이 어떻게[원본 글자를 읽게 하듯

           이]”라고 나오고, 제바 본사는 『사백론』에서 “유有와 무無 그리고 유무有無,
           비유비무非有非無라고 말해도, 병 때문에 모든 것은 약이 되는 것 아니겠

           는가?”라고 말했다. 제바 논사는 『사백론』에서 또 “복덕이 아닌 것을 먼저
           없애고, 다음으로 아我를 던지고, 마지막에 모든 견해를 없애라. 누구라

           도 이를 아는 자는 현명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중관의 관점은, 유위법과 무위법 일체는 실유實有의 자성自性을

           조금도 가지고 있지 않다, 태어난 것[소생所生]과 태어나게 하는 것[능생能
           生] 그리고 부정[파비破非]과 긍정[입시立是] 등 윤회와 열반의 원리가 제법

           에 작용함을 인정할 수 있다 등, 두 가지를 필요로 한다. 티베트[교파]의
           많은 이론체계의 관점들이 중관의 관점인지 아닌지를 분석하고자 한다면

           이 두 가지의 입장에서 분석해야 할 것이다. [앞의] 두 가지 정리正理는 인
           도의 중관귀류파와 중관자립파가 토대로 기초를 세운 교의이다. 용수 보







           64)  bcom ldan ’das. bcom은 네 가지 마귀를 제압하다, ldan은 여섯 가지 공덕[육덕六德]을 구비하다,
              ’das는 생사와 열반의 이변二邊을 벗어나다는 의미이다. 네 가지 마귀魔鬼는 심신을 괴롭히는 탐욕[번
              뇌마煩惱魔], 갖가지 고민을 생기게 하는 오온[음마陰魔], 죽음[사마死魔], 사람의 선행을 방해하는 욕계 제
              6천, 즉 타화자재천의 마왕[자재천마自在天魔]를 말한다. 육덕은 자재自在, 치성熾盛, 단엄端嚴, 명칭名稱,
              길상吉祥, 존귀尊貴 등 여섯 가지 덕을 말한다.



           122
   119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