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고경 - 2020년 6월호 Vol. 86
P. 126
67)
법法과 보특가라의 가립假立된 의미를 정리正理로 찾은 뒤, 특별한 시설
68)
처施設處[가립假立기반] 마다 거기에 안립安立시키는 자상自相의 미세한 변
69)
邊을 부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사물 [실유법實有法, 현상現象]에 대해
모든 변邊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주관상主觀上 모든 변을 부정하는 것이
70)
중관파라고 주장하고 그것을 중관파라고 한다면, 실유론자實有論者 역
시 중관파가 되는 오류가 생긴다. 실유론자들 역시 이변二邊을 부정하는
방식으로 자기들의 관점은 중도中道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한다면, 당연히 [다음을] 설명해야만 한다. 일반적으로 그 법
71)
法[사물事物·현상現象]이 그렇게 존재하지 않지만 교의敎義 때문에 비판
대상인 공空의 정리正理를 부정否定하고, 그 법法과 그 법의 본성本性에 안
72)
립安立하는 것은 마음이 만들어낸 공空이므로 중관[중도]의 의미는 아니
다. 그 법法[현상]은, 비판 대상 그것이 공空으로 확정한 것처럼 그 법은 존
67) btags. ‘가립’은 ‘임시로 배치하다’는 뜻이다.
68) gdags gzhi. “보특가라의 시설처는 오온이다.”고 말할 때 오온은 gdags gzhi, 보특가라는 ming[이름]
이다.
69) dngos po. 감각기관인 눈·귀·코·혀·몸 등이 인식할 수 있는 대상, 즉 자취식自取識을 생기게 하
는 것이고, 그 자체로 작용능력을 갖고 있는 존재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모든 물질적 존재인 색법色
法, 심법心法, 불상응행법을 불교학적으로 실유법實有法이라 한다. 이외에도 dngos po에는 명사로 물
질物質·재화財貨·사물事物, 형용사로 진실眞實한·본신本身·친자親自 등의 의미가 있다.
70) 사물이나 현상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교파. ‘삼세실유三世實有 법체항유法體恒有’를 주장하는
설일체유부 같은 파를 말한다.
71) gnas. 티베트어 gnas에는 여러 의미가 있다. 명사로 ①지점, 장소, 위치, 처處, 계界; ②주처住處; ③
성지聖地; ④방직기의 가로; ⑤[의심스러운 곳]의 곳; ⑥스승, 도사導師; ⑦십의 자리 숫자, 백의 자리 숫
자의 위수位數; ⑧별자리 등의 위치를 의미하는 宿位, 시간이 어디 쯤 있는 가를 보여주는 분위分位
등의 뜻이 있다. 반면 gnas pa는 동사로 ①있다, 존재하다, 거주하다, 머무르다, 의지하다; 명사로
①제자, ②생주이멸生住異滅의 주住를 뜻한다. 여기서는 동사 ①의 ‘존재하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72) ’jog pa. ‘안립하다’는 ‘임시로 배치하다’는 의미다. ‘가립假立하다’와 비슷한 말이다.
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