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고경 - 2020년 6월호 Vol.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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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오래된 지층에서는 하등 동물의 화석만 나오지

            만 새로운 지층으로 가면서 고등 동물의 화석이 함께 나오는 것도 진화의
            고생물학적 증거가 된다. 현존하는 생물들의 중간종이면서 현재는 존재하

            지 않는 시조새와 같은 생명체의 화석, 코끼리의 코가 길게 변하는 진화의
            과정을 보여주는 화석, 말의 발이 진화하면서 현재와 같이 하나의 발가락

            만 남게 되는 것을 보여주는 화석 등은 생명 진화의 역사를 보여주는 예다.
              오늘날 가장 결정적인 진화의 증거는 분자생물학이 제공한다. 동물과

            식물처럼 전혀 다르게 보이는 생명체라 하더라도 유전자의 생화학적 구
            조는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며, 분자 수준에서 관찰할 때 비슷한 생물종

            은 DNA의 염기 배열이나 단백질의 아미노산 배열이 비슷한 것으로 확인
            된다. 이에 근거해서 어떤 계통을 따라 진화의 역사가 전개됐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추적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척추동물의 헤모글로빈을 구
            성하는 아미노산 분자 하나가 다른 것으로 치환되는 데에는 약 600만년

            이 필요하다고 추정된다. 이런 계산은 산소 호흡을 하는 동물의 전자전달
            계인 씨토크롬C에서도 가능하다. 이에 근거하여 추정해보면, 사람과 말

            의 공통 조상은 약 1억 년 전에, 포유류와 다랑어의 공통 조상은 4억 년
            전에, 척추동물과 효모의 공통의 조상은 20억 년 전에 존재했다.



              생명의 탄생과 그 흔적



              지구 위에서 최초의 생명이 태어났던 상황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는 없

            지만, 원시 지구의 대기라고 추정되는 기체에 강력한 에너지가 투입되어
            원시 대기 속의 무기물이 유기물로 합성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대한

            Oparin 등의 가설은 Miller의 실험 이후 여러 가지 다른 방법으로 확인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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