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4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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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긴꼬리닭은 머리 위로 돌출한 벼슬, 나누어진 꼬리, 부리 밑의 고기
수염, 10개의 주 날개[主翼] 등이 특징이다. 홍산옥기 봉황은 이런 특징을
그대로 닮았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한민족의 기원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이는 홍산문화는 어떤 사회였을
까? 저자의 결론은 크게 두 가지다. 홍산문화는 인간 중심의 사회였다는
것이 첫 번째다. 홍산문화 유물에는 다른 시대에 비해 인물상이 눈에 띄
게 많이 등장하고, 지금까지 확인된 홍산문화 옥기 중에서 가장 무겁고 큰
것은 신상이 아닌 인물상이라는 점 때문이다. 홍산문화는 여성 우위의 사
회였다는 것이 두 번째 결론이다. 여성상들은 눈, 코, 귀, 눈썹이 모두 크
고 입은 굳게 다물어서 위풍당당하다; 매우 큰 여성상 조각들도 있다; 남
성상과 여성상을 한 쌍으로 조각하면서 여성상의 머리만 사격자 무늬로 장
식했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사격자 무늬는 당시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
었고 소중한 옥기에만 새겼다. 여성상에만 사격자 무늬를 새긴 것은 따라
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검사 출신 변호사인 저자(구본진)는 20대부터 돌도끼·돌칼·토기 등 고
대 유물을 수집했고, 독립운동가의 친필을 모으는 과정에 신채호·박은식
등이 심혈을 기울였던 한국 고대사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글씨 분석을 통
해 한민족의 기원과 특성을 추적한 『어린아이 한국인 : 글씨에서 찾은 한
국인의 DNA』(2015년, 김영사)를 쓰며 홍산문화를 다루기 시작한 저자는 홍
산문화를 연구하기 위해 한국요하문명연구소를 설립했고 이를 소개하는
유튜브 K-Relic을 운영하고 있다. 한민족의 기원과 역사 그리고 미술과 고
대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일독一讀할 만한 책이다. 책을 읽으면 한민
족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한국의 과거는 물론, 현재와 미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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