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P. 133
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그 동안 알려진 홍산옥기들을 소개하고, 학문적·
예술적 가치가 높은 홍산옥기 180점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옥기 가운데 봉
황 한 쌍, 소똥구리, 사마귀 등은 한 번도 발견되지 않았던 것들이다. 옥
기와 다른 자료들을 철저하게 검증하고 정밀하게 분석해 책을 쓴 저자는
“홍산옥기 분석을 통해 홍산문화가 한민족의 기원임을 증명할 결정적인 증
거들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홍산옥기에 대한 특징들도 정리했다.
첫째, 홍산문화에서 한민족의 고유부호가 사용
됐다고 저자는 설명했다. 홍산옥기의 유일한 무늬
인 사격자무늬는 신석기시대의 빗살무늬토기를 거
쳐, 고조선, 신라, 가야, 고구려, 백제, 통일신라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나타난다. 광개토대왕을 기리
는 호우총 청동그릇(보물 1878호), 가야의 기마인물
형토기(국보 275호)에도 이 무늬가 나온다. 저자는
바로 이 무늬를 ‘곰’ 또는 ‘곰족’을 표시하는 것으로,
고대 한민족의 부호라고 파악했다.
둘째, 동아시아에서 용은 고대 한국의 토템의
대상이었던 곰을 모델로 만들었다고 책은 지적한
다. 동아시아에서 용과 봉황은 홍산문화를 비롯한
『한민족과 홍산문화』.
요하문명에서 시작되었다. 곰토템을 가진 홍산문
화 사람들이 ‘하늘을 날 수 있는 신령한 동물’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곰
을 모델로 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곰은 고대 한국의 토템의 대상이
었고 이는 단군신화에도 나온다.
셋째, 동아시아에서 봉황은 한국 토종의 긴꼬리닭을 보고 만들었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긴꼬리닭은 상고시대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고유 특산품
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