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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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중관파들이] 자속自續의 논거論據(상相·표시標示)를 자기의 이론체계(자
종自宗)에서 인정하는 까닭 또한 개념상(언어상, 일반적 사실에서) 자체적(자성自
性)으로 성립되는 자상自相이 있다는 이것이므로 자속自續의 논거(상相·표
시標示)를 자기의 이론체계에 정립하고 안 하고는 매우 미세한 이 ‘부정 대
18)
17)
상’ 에 달려 있다.” 고 말했다. 따라서 무자성無自性의 논거(상相·표시)인 삼
상三相 이 스스로[자기 측면에서] 성립됨을 인정하는 중관사가 중관자속파
19)
의 정의가 된다.
17) dgag bya.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방해되거나 혹은 불필요한 부분을 말한다. 경전적 근거나
정확한 논리로 어떤 대상의 본질을 분석할 때 배제해야 되는 부분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자상自相’
을 의미한다.
18) Lam rim chen mo, zi ling:mtsho sngon mi rigs dpe skrun khang, 2004, p.656.
19) tshul gsum. gzhal bya lkog gyur ji bzhin rtogs byed kyi rtags yang dag 'god pa'i tshul gsum
ste/phyogs chos dang /rjes khyab dang /ldog khyab po// 인식할 대상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을
있는 그대로(정확하게) 알게 해주는 데 필요한 세 가지 정확한 근거(논거)나 이유, 즉 종법宗法·동품편同
品遍·이품편異品遍을 삼상三相 혹은 삼성三性이라 한다. 동품편은 순편충順遍充, 이품편은 역편충逆遍充
이라 부르기도 한다. 티베트불교의 논증법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먼저 주장과 결론인
‘종宗’을 세우고, 논거와 이유인 ‘인因’을 밝히고, 종이 성립되는 데 도움을 주는 비유와 예증인 ‘유喩’
를 든다. 이것이 세 갈래로 갈라져 논증하는 방식, 즉 삼지작법三支作法이다. 제일 중요한 요소는 ‘인
因’이다. 그래서 ‘인명因明’이라 말한다.
[종宗]: A는 B이다. 항아리[A]는 무상하다[B].
[인因]: C이기 때문에. 유위법有爲法[C]이기 때문에.
[유喩]: D처럼. 거울[D]처럼.
A는 유법(有法, chos can); B는 소립법(所立法, gsal ba); C는 이유(논거, rtags); D는 사례(비유, 보기, dpe); A+B
를 소립所立, 명제, 종宗이라고 한다. ‘누구나 인정하고 사실임이 증명된 종宗’을 증명된 명제라는 의
미로 “담자dam bca’”라고 부른다. 모든 종(명제)이 다 dam bca’인 것은 아니다. C이면 반드시 B여야
하는 것을 편충(遍充, khyab)이라 한다. A를 논쟁의 주어라는 의미의 ‘rtsod gzhi’라고도 부른다. C와
A가 서로 맞으면 “논거·이유 성립”(rtags grub)이라고 외친다. 위의 예에서 유위법[C]은 ‘무상하다’는
것을 논증하기에 종법(phyogs chos), 유위법이면 반드시 무상한 것을 동품편(rjes khyab, 순편충), 유위법
이 아니면 무상하지 않은 것을 이품편(ldog khyab, 역편충)이라 한다. 이품이 있으면 이 논증은 성립되지
않는다. 동품에만 있고 이품에는 없어야 된다. 예시된 보기를 보면 유위법이면 모두 무상한 것이 사
실이고, 유위법이면서 무상하지 않은 것은 없기 때문에 소립(명제)은 성립된다. 종법, 동품편, 이품편
등이 ‘정확한 논거’[정인正因, rtags yang dag]가 갖춰야 될 세 가지 필수조건이다. (『고경』 2020년 4월호[제84호]
p.115 각주 5번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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