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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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8)
자[논적]의 틀림없는 지각知覺 에 명제의 주어主語 가 동일하게 나타나고,
9)
그 명제의 주어가 성립되는 상황이 이치에 맞는 이유 로 확실하게 증명되
고 나면, 증명 대상 을 깨닫는 바른 추론이 생긴다는 것이 자속파의 함의
10)
11)
[含意, 의미]이다. 이처럼 확립[안립] 을 합리적으로 인정하는 중관사中觀
師를 중관자속파라고 부른다.
12)
13)
한편, 자속파의 이론체계 에 무해無害한 근식根識 은 개념의 현현경顯
14)
現境 에서 틀림이 없다. 틀림이 없다고 하는 이유는 현현[顯現, 인식된 어떤
사물과 그 개념]이 무해한 근식들에서 [물질적 존재인] 색色 등을 자성 으로 성
15)
립시키고, 색色 등도 자성으로 성립된다고 승인하는 바로 그것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해 쫑카빠(1357-1419)는 『람림첸모Lam rim chen mo』 16)
7) tshad ma. 통상 ‘양量’으로 번역된다. 감각기관으로 대상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현량mngon sum
tshad ma과 추리로 객관적 사실을 파악하는 비량rjes dpag tshad ma이 있다
8) chos can. 유법有法이라고도 한다. 입론자가 제안한 명제, 예를 들면 “오온五蘊은 무상하다.”에서 명제
의 주어인 오온을 말한다. “오온은 무상하다.”는 문장 전체를 명제 혹은 종宗이라 한다.
9) rtags kyi tshul. 직역하면 ‘원인의 형식·방법’ 혹은 ‘원인의 정리正理’가 되며, 종宗·인因·유喩의 삼
지작법에서 명제[종]를 증명하는 ‘인因’을 말한다. 문맥으로 보아 ‘이치에 맞는 이유·원인’이 적절한 것
아 같아 그렇게 번역했다.
10) bsgrub bya, 증명 대상. “오온은 무상하다.”에서 무상하다가 증명 [되어야 될] 대상이다. 제기된 명제
의 서술어를 가리킨다. 소립법所立法이라고도 한다. “왜 무상無常한지?”를 증명해야 되기 때문이다.
결국 하나의 명제는 유법과 소립법으로 구성된다.
11) dgod pa=’god pa. 확립하다, 안립하다. 종·인·유의 체계적인 논증식sbyor ba을 세우는 것을 말
한다.
12) lugs. 티베트어 명사 lugs에는 몇 가지 뜻이 있다. ①제도, 규칙, 형식; ②도리道理, 원리原理, 이론체
계; ③본성本性; ④주조품鑄造品. 여기서는 ②번의 의미로 사용됐다.
‘
13) 무해한 근식’이라는 것은 병이 들거나 손상되지 않은 감각기관이 인식한 지각知覺[앎]을 말한다. 정
상적인 눈·귀·코·혀·몸으로 인식한 사실을 가리킨다. 병을 보고 병이라고 인식한 지각 같은
것이다.
14) tha snyad du snang yul. 병甁을 보고 병이라고 ‘인식한 병’과 ‘병이라는 개념’을 말한다.
15) rang gi ngo bo. 불변하는 원래의 성질. rang gi mtshan nyid, rang bzhin.
16) 쫑카빠가 46세 때인 1402년 저술한 책. 티베트불교 겔룩파의 ‘근본 성전聖典’에 해당되는 책이다. 중
국학자들은 『보리도차제광론菩提道次第廣論』으로, 일본학자들은 『보리도차제대론菩提道次第大論』으로 번
역한다. 번역자는 원 이름을 살려 『람림첸모』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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