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9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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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분류. 경부행經部行중관자속파와 유가행瑜伽行중관자속파 둘로 확실
히 구분된다.
(1) 경부행중관자속파의 이론체계 20)
첫째 ‘경부행經部行’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근식根識의 특정한 대상[소연
21)
연所緣緣] 은 극미極微들이 집적된 외경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개념상[언
22)
어상] 경부經部 의 주장과 일치하는 소연연을 주장하므로 그렇게 이름이
붙었다. 둘째 ‘유가행瑜伽行’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적호 논사 가 『중관장
23)
엄론주中觀莊嚴論注』에서 “다른 것들을 생각할 때, 인因과 과果로 변하더라
도, 오직 단지 식識 뿐, 스스로 성립되는 어떤 것도, 식識에 머무는 것이다.”
며 “따라서 『대승밀엄경』과 『해심밀경』 등에 나오는 모든 것과 일치한다.”고
말한 것처럼, 개념상(언어상, 일반적 사실에서) 외경外境이 공空하다는 유식唯
識의 방식과 일치되는 주장을 하므로 유가행중관자속파라고 한다. 그래서
20) Grub mtha’ thub bstan lhun po’i mdzes rgyan, pe cin:krung go’i bod kyi shes rig dpe skrun
khang, 1989, p.225.
21) dmigs rkyen. 심·심작용[심식心識]의 대상이 원인이 되어 심·심작용이라는 결과가 생길 경우, 심·
심작용의 대상을 소연연所緣緣, 심·심작용을 증상과增上果라고 한다. 예를 들어 소리나 사물을 듣거
나 본 뒤 그에 대한 의식작용이 생겼다면 소리나 사물은 소연연이고, 파생된 의식과 의식작용은 증
상과이다. ‘특정한 의식의 대상’이 되는 연緣을 소연연이라 한다.
22) ‘경량부經量部’라고도 한다. 내심과 외경이 ‘실제로 존재한다’[實有]고 주장하는 부파. 경부는 무시이래
동일한 본질로 연속해 작용하고 있는 미세한 의식인 ‘일미온一味蘊’을 윤회의 주체로 상정한다. 일미
온을 ‘근본온根本蘊’이라고도 하며, 반대말이 ‘지말온枝末蘊·근변온根邊蘊’이다.
23) b+ho d+his twa. 샨타락쉬타, 즉 적호는 티베트어로 zhi ba ’tsho라고도 한다. 한자로는 적호寂護
혹은 정명靜命. 지금의 방글라데시에 있었던 사호르 왕가의 왕자로 태어났다. 그의 스승은 나란다 승
원의 즈나냐가르바(지장地藏)이고 제자는 까말라쉴라(연화계蓮花戒)다. 즈나냐가르바, 산타락쉬타, 까말
라쉴라 3인을 ‘중관자립파의 동방東方 삼사三師’라 부른다. 적호는 티베트에 들어와 10여 년 정도 머
물렀고, 티베트에서 입적했다. 티베트에 들어온 연도와 생졸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
지만 티베트 고대 역사서 『바세』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도의 논사論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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