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7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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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되므로 오류이며 , 동시에 정등각이 아니게 되는 오류로 변한다고 말
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중관심론』은 “유有와 무無의 실유성實有性, 그
자성이 승의성勝義性이면, 증익변과 감손변에서 벗어나는 것이 그대에게 어
떻게 있겠는가! 붓다는 무연無緣[무소득無所得, 공성空性]으로 변하지 못하고,
진여성에 반연攀緣되므로. 정등각도 되지 않는데, 서로 다른 진여가 나타
나므로.”라고 했고, 뒤이은 주석에서도 “원성실성의 진여라고 하는 것에 대
해 대상을 보는 것이 있다면 도사導師인 세존은 소연所緣이 없는 것으로
변하지 못한다. 진여성을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따라서 경전에 나오는 ‘붓
다는 하늘의 허공 같은 모습, 허공은 모습이 없고, 허공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는 사례事例로 들 모습도 확실히 없다. 무소연無所緣인 당신께 예경
한다’고 말한 것 등과 모순된다. 붓다의 깨달음은 정등각正等覺이 되지 못
한다. 왜 그러냐 하면, 원성실성이라는 진여성과 스스로 나타나는 지혜 등
둘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둘이 있다면 두 진여성眞如性을 현증現
證하게 되는데, 그것이 어떻게 평등성平等性으로 변하겠는가!”라고 했다.
깨달음이 평등성[공성空性]으로 변하지 않는 오류를 촉발시키는 이론체계
lugs는 원성실성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주장할 뿐 아니라 진여성眞如性에 외
경과 내심이 각자 따로 존재하는 것이 함몰되는[사라지는] 방식으로 근본
48)
정根本定 단계에서 근본지根本智 자체를 직접 깨닫는 자증분현식自證分現識
이 나타난다는 유식파의 주장에 대해서도 해害를 가하는 것으로 드러난
47) 무분별지는 특정한 대상에서 파생되는 지혜가 아니다. 그래서 오류가 된다.
48) rang rig mngon sum. 분별과 착란이 없는 감각感覺. 심식이 자신을 대상으로 파악하는 것을 말한
다. 예를 들어 병甁을 본 뒤 병에 대한 식識을 머금은 ‘안식眼識 자신’이 ‘안식 자신’을 스스로 인식하는
마음의 작용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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