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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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자성은 승의제에 연결된다.”라고 했고, 『중관심론』 역시 “자성이 승의
제이다”라는 것으로부터 벗어나기 때문이다.
청변 논사가 유식파의 삼성三性의 원리를 비판하는 방식·방법을 『중관
심론』 본송本頌과 주석서에서 상세하게 설명했는데, 이런 것들을 이전의 그
누구도 분명하게 말한 적이 없었다. [이는 중관자속파를] 개창한 논사의 이로
理路rig pa가 담긴 매우 세밀한 요점이므로 지혜를 갖춘 사람들이 그 전
50)
적典籍을 보는 인연(조건)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장꺄]는 지혜가 적은 사
람이라 단지 추리에 의해 쓰므로 상세한 내용은 그 전적들 자체를 보도록
하라. 청변 논사는 자신이 쓴 『중론』 주석서인 『반야등론般若燈論』에서도
유식파의 삼성의 원리를 비판하는 방식을 개략적으로 설명해 놓았다. 쫑
카빠가 『선설장론』에서 감사하게도 [청변이 비판하는 방식을] 설명해놓았는데,
다른 곳에서 [쫑카빠의 설명을] 해석할 생각이다.
② 둘째. 외경外境이 없다고 설명하는 것이 불합리함을 보이는 것이다.
51)
『중관심론』에 “만약 외경外境을 분명하게 본 것을 인정하기에, 색色을 본 인
식이 정확하지 않으면, 이유·원인이 잘못되어 버리고, [제기한] 명제도 어긋
나 버린다.”고 했고, [이 게송] 바로 앞의 주석에서 “외경과 의식(심식)의 분별
에서 벗어난 어떤 지혜도 진실하다면, 외경은 있는 그대로 진실하다. 색 등
에 대한 인식은 무분별이지만 정확한 것은 아니다, 외경을 알아차리기[感
覺] 때문에. ‘두 개로 나타난 달을 보는 지혜처럼’이라고 한다면”이라고 말
50) 이로理路가 매우 세밀해 지혜를 가진 사람들만이 볼 수 있다는 의미다.
51) Grub mtha’ thub bstan lhun po’i mdzes rgyan, pe cin:krung go’i bod kyi shes rig dpe skrun
khang, 1989,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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