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P. 121
아있는 고지자기의 흔적을 측정하면 이런 지표면의 이동을 추적할 수 있
다. 이에 의하면 한반도는 3억 6천만 년 전의 석탄기까지 남위 5도에 있었
고, 2억 8천만 년 전의 페름기에는 북위 6도까지 이동했으며 쥐라기에 이
르러 현재의 위도로 이동했다고 한다.
이런 지각 이동에 의한 변화는 히말라야나 알프스 같은 고산 지역에서
도 확인할 수 있다. 북쪽으로 이동하는 아프리카 대륙이 유럽 대륙과 충
돌하면서 밀어 올린 게 알프스산맥이고 인도-호주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
이 충돌하면서 밀어 올린 게 히말라야산맥이다. 이 때문에 히말라야의 고
산지대에서 암모나이트 화석이 나온다. 이는 그 높은 지역이 과거에는 바
다였음을 말해 준다. 히말라야와 알프스를 밀어 올리는 대륙의 이동은 지
금도 계속되고 있어서 이들 산맥은 아직도 조금씩 높아진다고 한다.
생명과 우주만 진화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지구도 이처럼 끊임없
이 변화하고 진화한다. 이런 변화는 지각의 이동과 산맥의 형성에 그치지
않는다. 지구 대기의 변화는 더욱 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숨쉬기에 적당한 지구
태양계에는 8개의 행성과 수많은 소행성과 혜성이 있다. 이들은 뉴턴의
운동법칙에 의해 태양을 한 초점으로 하는 타원궤도를 따라 공전한다. 행
성은 이심율이 0에 가까운 원과 비슷한 타원궤도를 돌고, 혜성은 이심율
이 큰 찌그러진 타원궤도를 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이들이 거의 같은
평면 위에서 모두 같은 방향으로 회전한다는 것이다. 태양계의 모든 천체
의 공전 평면은 5도 이하의 차이가 날 뿐이고, 지구가 태양을 도는 방향으
로 모든 행성과 혜성과 위성이 공전한다. 이는 뉴턴의 중력법칙이나 운동
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