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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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에서 산소를 활용하는 생명으로 진화함으로써, 생명 세계는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생명만 진화한 게 아니라, 지구도 함께 변화했다. 대기 중에 산소가 풍
부해지면서 대기 상층부인 성층권에 오존층이 형성됐다. 자외선이 산소분
자를 분리하여 두 개의 산소 원자를 만들고, 이들이 정상적인 산소분자와
결합하여 오존을 형성한다. 현재의 지구 대기에는 40km 두께의 오존층이
형성돼 있다. 이 오존층이 자외선을 비롯하여 짧은 파장의 고에너지 태양
광선을 흡수하면서 지표면을 생명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꿨다. 이에 따
라 바다에만 존재했던 생명체가 4억3천만 년 전에 육지로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지구, 생명이 만들어 낸 생명의 땅
이삼천 억 개의 별이 존재하는 우리 은하 안의 어딘가에는 분명히 생명
이 존재하겠지만, 적어도 태양계 안에서는 오직 지구에만 생명이 있는 것
같다. 지구상에서 진행된 생명 진화의 역사는 변할 수 없는 고정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생명체가 자신의 속성을 변화시켜 간 과정이 아니다. 생명
세계만 진화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생명 진화의 과정을 통해, 원시지구에
없던 산소가 풍부해졌고 원시대기에 많았던 이산화탄소는 거의 존재하지
않게 변했다. 이는 생명이 지구 환경을 적극적으로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지구 환경은 생명이 만들어 낸 것이다.
우리는 생명과 항성이 진화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생명의 역사
는 생명 세계만 진화한 것이 아니라 그 환경인 지구도 함께 진화했다는 것
을 보여준다. 이는 생명을 포함하는 그 전체가 진화한다는 것이며, 생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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