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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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나의 억지 주장이 아니다. 부처님의 바른 뜻이 담긴 경전과 만대萬
            代의 표준이 되는 정론과 종문 정안조사들의 말씀을 근거로 하는 말이다.
            이에 『능가경』·『대열반경』·『대승기신론』·『유가론』·『육조단경』·『종경록』·『원

            오록』 등에서 인용하여 그 전거를 밝혔다. 종파를 초월해 대조사로 추앙받

            는 마명馬鳴 보살의 『대승기신론』은 대승의 표준이 되는 불교총론으로 공
            인된 책이다. 『기신론』에서도 미세한 망상이 완전히 제거된 묘각 즉 구경
            각究竟覺만이 견성임을 분명히 하였다. 또한 원효와 현수 두 스님도 금강유

            정에 든 등각 보살도 아직 망념이 남아 있는 중생이라 하여 견성하면 곧

            부처고 견성하지 못하면 중생임을 그 소에서 각기 밝혔다.
              견성했다고 하면서 정을 닦느니 혜를 닦느니 하는 것은 아직 미세망상
            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것은 견성이 아니다. 더 이상 배우고 익힐 것이 없

            는 한가로운 도인, 해탈한 사람이 되기 전에는 견성이 아니다. 이것이 『선

            문정로』의 근본사상이다. 요즘 견성했다는 사람이 도처에 있어 수십 명 아
            니 수백 명에 이른다고 하는데, 이 자리에도 혹 견성했다고 자부하는 사람
            이 있는지 모르겠다. 내게도 그런 이들이 심심치 않게 찾아오곤 하는데 난

            그런 이들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혹자는 “분명히 견성했는데 저 노장이

            고집불통이라 인정하지 않는다.”며 불평하는데, 그것은 견성병見性病이 골
            수에 사무친 것이지 진짜 견성한 것이 아니다.
              내가 괜한 심통을 부려 그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보잘것 없는

            개인적 체험과 견해를 견줘 우열을 다툴 이유가 없다. 나를 인정하지 못하

            겠다면 부처님 대조사 스님들을 재판관으로 삼고 판결을 받아보자는 것이
            다. 스스로 불자라 자부한다면 부처님 대조사 스님들의 말씀을 표방해야
            지 소소한 사견을 내세워 불조를 능멸해서야 되겠는가? 그것은 터럭 하나

            로 허공과 견주려들고 물방울 하나로 바다와 견주려드는 어리석은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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