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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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오.” 라고  하였으니,  과연  그렇           약이 필요하다. 약과 병이 모두 사
            다. 제불의 일체 법문은 군생群生의              라지고 [인위적인] 경전 공부와 수행
            중병衆病을  치유하기  위한  처방시             도 다 쉬게 되는 무념무심은 어리석

            약處方施藥이다. 무병건강한 자에게               음이 완전히 소멸되고 존재의 참모

            는  기사회생起死回生하는  신방묘               습을 체득한 묘각 단계뿐이다.
            약神方妙藥도 필요 없는 것과 같이,                옛사람은  “부처님이  하신  모든
            범부심凡夫心 ·외도심外道心 ·현성               말씀은 마음을 구제하기 위해서인

            심賢聖心 ·보살심菩薩心 등 무량중생              데, 나는 마음이 없으니 모든 가르

            의 본병本病인 일체 심념心念을 단               침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연斷然  초탈한  구경무심지究竟無心              말했다. 과연 그렇다. 모든 부처님
            地의  대해탈인大解脫人 에게는  아무             의 가르침은 여러 중생들의 뿌리 깊

            리  심현오묘深玄奧妙한  불조佛祖의              은 병을 치유하기 위한 처방전이다.

            언교言敎와 관행觀行이라도 소용없                병이 없고 건강한 사람에게는 죽음
            다. 그리하여 법약法藥과 중병衆病               에서 되살려 주는 신령스런 처방과

            이 구소俱消하고 성교聖敎와 묘관妙               신묘한 약도 필요 없는 것과 같이
            觀을 함식咸息한 구경무심지만이 견               범부의 마음, 불교를 믿지 않는 마

            성이니, 이것이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음, 성인인 척하는 마음, 보살인척
            철증徹證한 절학무위한도인絶學無爲                하는 마음 등 무수한 중생들이 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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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閑道人 의 심경心境이다.                    고 있는 근본 병인 그릇된 마음과
                                             생각을 완전히 끊고 번뇌에서 벗어

                                             나 궁극의 무심의 경계에 있는 크
                                             나큰 자유인에게는 아무리 깊고 오
                                             묘한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법도

                                             쓰일 곳이 없다. 그리하여 진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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