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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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석】 제천諸天, 범중梵衆, 성문, * 제천, 범중, 성문, 연각의 여러
연각의 제승諸乘은 말할 것도 없고 경계境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제불
제불여래승도 유심전有心轉이어서 여래의 경계도 미세한 망념이 움직
구경이 아니니, 제불여래승까지 멸 이고 있는 경지이므로 궁극의 상태
진한 무여열반인 구경무심이 즉 견 는 아니다. 제불여래승의 경계까지
성이다. 이것은 방편으로 일승一乘이 완전히 소멸한 남김 없는 열반, 즉
라 호칭하나 이 일승은 삼승 상대의 ‘최후의 집착 없는 마음’이 바로 ‘참
일승이 아니요 제불여래승까지 초월 다운 본성을 체득한 경지’이다. 이
하여 무승급승자無乘及乘者인 최상 것을 방편으로 ‘하나의 수레[경계]’라
승을 표현한 가명假名이니 이는 최 고 부르나 이 하나의 수레는 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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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구경의 심심현경深深玄境 인 대 연각·보살과 비교한 하나의 수레가
무심지를 말한 것이다. 아니다. 제불여래의 경계까지 초월
한 경지, 즉 수레와 수레에 타는 사
람까지 없는 최고의 경계를 표현한
임시적인 이름이니, 이는 궁극의 경
지인 ‘깊고 깊은 오묘한 경계’인 ‘크
나큰 집착 없는 마음’을 말한다.
【강설】 다음으로 “견성하면 즉시 구경의 무심경계가 현전한다.”고 하였는
데 그 구경무심究竟無心에 대해 살펴보자. 영명연수 선사의 저술인 『종경록』
은 선종의 만리장성으로 일컬어지는 대역작이다. 그 첫머리 「표종장」에서
연수선사는 『능가경』의 말씀을 인용하여 구경무심이란 성문승과 연각승
은 물론 제불여래승까지 초월한 것임을 밝혔다. 참다운 무심이란 각종의
유심有心이 다 없어져 탈 수레도 탈 사람도 없고, 무심이란 명칭까지도 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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